지금 내 일상을 규정하는 학교만 쉬면 신나게 살 수 있을 것 같지. 하고 싶은 것은 뭐든지 다 하며 즐겁게 살 수 있을 것 같지. 학교가 나의 행복을 방해하는 것 같지.
아닐 걸. 학교를 쉰다고 내 하루하루가 즐거워질 거라는 건 내 착각이야. 학교를 쉬면 돈을 벌어야 하는 걸. 학교를 쉰다고 승마를 배울 수 있는 것도, 사격을 배울 수 있는 것도, 피아노를 배울 수 있는 것도, 연애를 할 수 있는 것도, 그림을 배울 수 있는 것도, 한복 구경을 실컷 할 수 있는 것도, 산과 절에 놀러갈 수 있는 것도 아니야.
학교가 그것을 못하게 하고 있는 게 아니야. 문제는 나의 엉덩이가 중력과 작당하고 철썩 땅에 붙어 있는 것이지. 공부와 과제는 짬 날 때. 다 끝내면 놀러 갈 수 있잖아. 그 시간을 별 가치도 없는 일에 날려놓곤 제발 부탁인데 그 핑계로 한 곳에 붙어 있지 좀 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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