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걸레라던데 정말이야?  
  hit : 3985 , 2011-11-29 12:51 (화)
친구가 나에게 물었다. 만약 너의 자식이 나중에 “사람들이 그러는데 엄마는 걸레라던데 정말이야”라고 하면 어떻게 할 거냐고. 그래서 아이가 굉장히 삐뚤어진다거나 하면 어떻게 할 거냐라고.

글쎄 걔 인생은 걔 인생이지라고 말하는 게 쿨한 말이겠지만,  정작 그렇게 말할 수 있을 리 없다.

아냐 아냐 엄마는 걸레가 아니야, 라고 이야기할까 생각해봤지만 “사람들이 엄마가 걸레라던데!”
라고 하면 뭐 어쩔 수 있나.

그래서 내가 걸레냐 하면,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도대체 걸레의 정의가 무엇인가?

복수 이상의 남자와 무분별한 성관계를 갖는 여자? 태어나서 결혼할 단 1명 이상과 다회 성관계를 가진 여자? 사귀지 않더라도 아무하고나 자는 여자?

글쎄, 그중에 내가 어디 해당할지 몰라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뭐든 누구도 알 바 아니라는 것이다.

적어도 누구 남편하고 잔 적은 없고 애인있는 남자하고 잔 적도 없고 누굴 강간한 적도 없고, 병 옮긴 적도 없다. 결국 가상의 아들 혹은 딸에게 별로 대답해줄 말은 없다.

나는 내가 믿는 대로, 거칠게 살았어, 라고밖에. 물론 그것들을 후회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후회한다고 바꿀 수 없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구나. 다만 안정적인 연애를 하고 싶지 않은 여자는 없단다. 더 변명하고 싶진 않아

                          - 김현진, <그래도 언니는 간다, 도서출판 개마고원>에서 -



 
요즘  김현진의 모든 글을 찾아 읽고 있다.

"나는 내가 믿는 대로, 거칠게 살았어"라는 아픈 자조엔  콧등이 시큰거려  담배를 한대
피울 수 밖에 없었다.

순결의 경계는 뭘까? 그리고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마음을 주는 것, 손을 잡는 것, 키스를 하는 것, 잠자리........

한가지 확실한 것은 내가 20년이 젊어 그녀와 사랑에 빠졌대도 진심으로 그녀를 순결하게 생각하고
뜨겁게 사랑했을 거라는 거다.

모든 젊음에게 김현진을 권한다.
(그녀가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한 <언니는 간다>라는 영화도 난 괜찮더라)

sparkling happiness  11.11.30 이글의 답글달기

??나 어려서 잘 모르겠어

cjswogudwn  11.12.01 이글의 답글달기

순결의 경계가 뭘까? 정말 궁금하네요...
(저도 20대의 여자니까 수차례 궁금했던 질문)
이때까지 전 어렴풋하게, 넓은 의미로 자기 의지로 성매매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하지만 그렇다면 도대체 ... 가난이라던가 어쩔 수 없이 그 방법밖에 생각나지 않았던 사람들이라던가(이것도 사실상 자기 의지니까).. 외로운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순결하지 못한 사람인가?? 혹은
성매매는 하지 않았지만 남자들을 꼬시고 이용해 먹기 위해 그런 종류의 스킨쉽은 하지 않더라도 아주 예쁜 눈웃음으로, 애교로, 아주 가벼운 스킨쉽만으로 이남자 저 남자 사귀며 그 남자들을 노예로 부리는 사람은 그런 사람보다 순결하고 깨끗한가?(여자들 눈에만 보인다는 불여시 타입ㅎ)
뭔가 이런 저혼자만의 혼란을 가졌던 적이 있습니다.
분명 좁은 의미로 전 [성관계 이전]이 순결의 경계가 아닐까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이런 좁은 의미로의 [순결]은 결국 남자에게도 적용하면... 세상에 여자말고 남자도 [순결한 남자]가 있다면...
그 [순결]이란 경계를 넘나들었다고 해서 [자괴감] 등의 감정이 본인 스스로에게 생기진 않을텐데..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러나 적어도 대한민국 사회에선 제 생각을 떠나서 보편적인 [순결]이라는 의미는 어지간해선 [여자]에게 적용되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세상이 변하니 그 의미가 점점 변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적어도 제 또래나 그 아래쪽의 애들에게서 그런쪽에서 변화가 이미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순결의 의미에 혼란이 가는 건 지금 변화하고 있기때문에 생긴 혼란이 아닐까. 개인적으론 걍 일케 정리해버리고 말았죠. 김현진씨가 어떤 분인지 잘 모르겠지만 프러시안님 글 읽으면 항상 쓰고 있는 사람에 대해 궁금해져버리기떄문에 담에 함 찾아봐야겠어요

my_way  11.12.08 이글의 답글달기

대학 온 이후,비전공 서적을 접해 본적이 없다보니 블루님의 글들이 계속 읽히네요...첫문장에서 일단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 직접적이고, 극단적인 예시인거 같아서 ... ... 정말로 저런 질문을 받게 되는 경우가 있을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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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는 걸레라던데 정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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