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대하는 태도 │ deux.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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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상한 환상에 사로잡혀 산다. 솔직히 예뻐지고 있다. 그리고 주변에서 예쁘다는 이야기도 자주 듣는다. 그러다보니까 뭐라고 할까 항상 '어, 나는 이쁘다' 라는 것을 의식하게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 예쁜 나를 바라보는 상대의 생각을 지레 짐작하면서 쾌감을 느낀다. 예를 들어 걸레를 빨고 돌아오는 길에 나를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면서 '예쁜 내가 지나가는 장면' 속에 있는 나를 즐긴다. . . 그리고 사람들이 나를 볼 때마다 '예쁘다'라고 생각할 것 같고 그렇게 생각하면 우쭐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언제부터 이런 버릇이 생긴 건지. - 처음보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도 '예쁜 나'는 먼저 말을 걸지도 않고 가만히 있는다. 그러면 그 사람이 나를 힐끔힐끔 쳐다본다고 느끼고 나는 그저 그 사람이 나를 예쁘게 생각한다고 생각되는 나의 착각을 즐긴다. . . 예쁘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신감 있는 것은 좋다. 그러나 사람의 관계에 얼굴이 다는 아니다. 지금 나는 좀 이상한 환상에 빠져 있다. 아마 평생 동안 못생기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살다가 사람들이 예쁘다고 해주니까 정말 기쁜 나머지 이렇게 된 것 같다. 아직 얼마 안 됐으니 그냥 내버려 두지만 점점 희석시키려고 노력해야겠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얼굴은 본질이 아니다. 얼굴을 들이밀어 놓고 마음 놓고 앉아 있는 것은 정상적인 관계 맺기가 아니다. . . 사람들이 나를 보면서 하는 생각을 지레 짐작하면서 즐기는 사이에 상대방의 '마음'을 더 알아갈 기회 상대방에게 내 '마음'을 알려줄 기회를 잃게 된다. 어차피 그릇 안에 담긴 영혼은 모두 같다. 호감형으로 생긴 얼굴이 첫인상을 좋게 해줄 지는 몰라도 그 이상은 아니다. 관계 맺기 위해 노력하자. 다른 사람이 나에게 먼저 다가오겠지, 친해지고 싶으면 인사하겠지, 하는 식의 태도는 버리자. . . 사실 도시에서는 마주치게 되는 사람이 지나치게 많아서 조금 버거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적어도 자주 마주치는 사람, 가령 앞 매장의 사람이라든지 캐셔라든지 집에 태워다주는 분이라든지 하는 사람들과는 천천히라도 친해지려고 노력하자. . . 그리고 인사하자. 인사는 상대방의 존재에 대한 인정, 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나는 '나랑 친해지고 싶으면 저 사람이 인사하겠지.' 라는 생각을 한다. 아니다. 기본적으로 인사는 '예의'다.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다. 그 책임을 상대방에게 전가하지 말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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