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줄 몰라서 │ deux.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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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난 줄 줄 몰라. 받는 것만 좋아해. 받지 않고 주는 건 싫어해. 내가 준 만큼 받지 못하는 것도 싫어해. . . 한 번도 무조건 받아본 적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 내가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줄 능력이 없었을 때도 나는 항상 뭔가를 대가로 지불해야만 했었어. 아무 이유 없이 사랑 받은 적은 단 한번도 없었어. 그래서 그런 느낌이 싫은 지도 몰라. 트라우마, 이겠지. 극복할 수 있을 거야. 내가 극복하고 싶어한다면 나는 극복할 수 있어. 얼마가 걸리든. 하지만 문득 서글퍼져. 과연 너와의 인연이 다하기 전에 내가 변할 수 있을까? 아니면 네가 지나가고 나서야 조금은 후회를 하며 변한 내 모습을 바라볼 수 있을까? . . 아직은 잘 모르겠어. 나는 그냥 노력할 뿐이야.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해보려고. 내가 먼저 주고 싶지 않고 내가 더 많이 주고 싶지는 않고 그냥 받고만 싶고 나만 주고 돌려받지 못하면 자존심이 상하지만 그래도 줘보려고. 이렇게 줘보는 것도 경험이겠지. 그리고 만약 혹시 내가 준만큼 돌려받지 못하고 너와의 인연이 다하게 되더라도 나는 어느 날 문득 너와 관련된 어느 계기로 너를 떠올려 너로 인해 했던 고민들 너로 인해 노력했던 날들 너로 인해 배웠던 것들 너로 인해 변할 수 있었던 것들을 떠올리며 너에게 감사할 거야. 내게 사람이 사람을 좋아한다는 게 뭔지 그걸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 지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민하고 시도해볼 수 있게끔 해준 사람, 으로 남게 될 거야. 그것만으로도 참 좋은 것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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