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   trois.
  hit : 2653 , 2013-01-06 00:06 (일)


오늘 남자친구를 만났다.
밥을 먹고
그에게 포켓볼과 사구를 배우고
카페에 들어갔다.

그가 핸드폰 게임을 알려준다고 했다.
자신의 아이디를 알려주겠다며
만지작거리던 폰에
채팅창 하나가 떴다.

'자ƒ‡ㅋㅋㅋ카톡 안 보네?'
'늦었네ㅋㅋㅋ얼른 자용ㅋㅋㅋㅋㅋ'


두 문장이 선명하게 내 눈에 박혔다.




.
.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었다.




눈을 의심하지는 않기로 했다.
일단 내가 본 것은 저 문장이 확실하다.
잊어버리고 불분명해질까봐
바로 메모장에 적어두었으니까.



.
.


찜찜한 마음으로
그의 앨범을 켰다.
그는 바로 핸드폰을 가져가며
이 사진 저 사진을 보여주고
노래도 들려주었다.
손이 떨렸다.
나는 느끼지 못했으나
그가 
'아 나 왜 이렇게 손을 떨지ㅋㅋㅋ'
라고 이야기했다.
그제서야 그가 손을 떨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
.



모르겠다.
온갖 상상이 다 들지만
상상은 하지 않아야지.
그리고 판단을 해보아야겠다.

내가 본 것을 가지고.



.
.

누가 누구를 '자기'라고 부르는가.
누가 누구와 잠자리에 같이 들며
'얼른 자요'
라고 하는가.



그것은 나와 그가 연인이기에
매일 하는 일.
그러나 그 채팅창은 내가 아니다.
그는 나에게 아이디를 알려준 적도 없다.

그러나 이 부분은 의혹이다.
그가 그 채팅창에서 아이디를 봤는지는
불분명하니까.

.
.




딱 하나.
누군가가 나의 남자친구를
'자기'라고 불렀다는 것.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에 돌아와
그와 나눈 카톡을 모두 내보내서
텍스트화했다.
그리고 '얼른 자용'이라는 말을 내가  한 적이 있는지
찾아보았다.






없었다.
그가 채팅창을 켰을 때
바로 나올만한 기한,
그와 나는 하루 종일 카톡을 하므로
일주일 이상 카톡이 쌓였다면
웬만큼 스크롤을 올리지 않는 이상
돌아갈 수 없다.


12월 29일부터의 카톡 내용에서
내가 본 내용을 검색해보았다.





없었다.






.
.



그래서 나는 지금 혼란스러운 상태이다.
내가 본 것은 무엇인가.
그 자리에서 확인을 했어야 했는데,
확인을 못하고 말았다.
너무 답답하다.



.
.



의심하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러나 내가 본 것이 너무나 분명하다.



단체 카톡방이었을까,
그러나 단체 카톡의 맥락은 아니다.



'자기, 얼른 자용'이라니.




.
.



모르겠다.
다음 주에나 다시 만나는데
만나면 핸드폰이나 구경해봐야지.




지금까지 한 번도 
남자친구 핸드폰을 구경해본 적이 없다.
갤러리를 들어가본 적도
카톡을 켜본 적도 없다.

그냥 그 정도의 거리감이 있었다.




혼자 답답해하지 말고
한 번 구경이나 해봐야겠다.
식겁해서 이번 주에 다 정리해버릴 지도 모를 일이지만.





.
.


그냥,
촉이 온다.
하지만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겠지.
아버지 때문에 그릇된 판단을 해서는 안 돼.
모든 남자가 바람을 피우는 것은 아니니까.



다만 내가 본 것으로
판단을 할 뿐.
아무튼 
좋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그리고 깨림칙한 것은 
분명하다.

HR-career  13.01.07 이글의 답글달기

여자를 믿지 않으니 오히려 마음이 편하던데요.
남자를 믿지 마세요.

기쁘미  13.01.07 이글의 답글달기

윽.. 이런거 시간끌어봤자 감정만 키우고 감정만 상하지않나요 ㅠㅠ
피곤하지않으신가요... 저같으면 바로물어보겠어요..

PINK  13.01.07 이글의 답글달기

바로 물어보시길ㅡ충분히 물어보셔도 될만한것 촉인것 같아요.

꿈과 희망  13.01.09 이글의 답글달기

헐...
지금이라도 당장 물어보는게 좋을것같아요.
하나양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전 그런거 답답해서 못견딜것같은데...

혼자 상상하며 괴로워하는것보단
물어보고 확실히하는게 좋을것같아요.

李하나  13.01.09 이글의 답글달기

으와 이렇게 많은 분들이 답을 해주셨을 줄이야ㅜㅜ 뭐라고 말씀 드려야할 지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 결국 그건 하나의 오해였답니다....제가 본 건...저와의 '문자'였어요ㅜㅜ문자는 거의 안 하는데 딱 한 번 카톡 점검으로 인해 문자를 한 적이 있었거든요..ㅎ...저도 참 허탈하더라구요. 으와 걱정해주셔서 다들 감사해요♡

 13.01.19 이글의 답글달기

ㅋㅋㅋㅋ다행이네요...당장헤어지라고 욕을 한바가지로 남기려고했는데..
마치 예전의 나를 보는 것같아서..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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