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dream
Fantasy
현실적이지 못하거나 실현될 가망이 없는 것을 막연히 그리어 봄. 또는 그런 생각.
If you daydream, you think about pleasant things for a period of time,
usually about things that you would like to happen.
A fantasy is a pleasant situation or event that you think about and
that you want to happen, especially one that is unlikely to happen.
A reverie is a state of imagining or thinking about pleasant things,
as if you are dreaming.
.
.
나는 공상을 자주 하는 편이다.
이 공상은 아마 초등학생 때부터 시작됐던 것 같다.
이누야샤나 나루토 같은 만화를 많이 봤었는데,
만화를 보고 나면 그 만화 속의 주인공이 되는 상상을 많이 했었다.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그 만화에 어떤 틈이 있으면
새로운 인물을 창작해내어
그 이야기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 상상들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이 생기면
그것을 소설로 써내곤 했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소설이 여럿 되었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나온 소설이 아니라면
나는 좋아하지 않았다.
앉은 자리에서 머리로 써내려가는 소설은
어딘가 부족했다.
내가 직접 온 몸으로, 그 상황에 들어가 상상해보고
이야기하고 느껴본 것들을
글로 풀어내야만
이야기가 생기를 가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그런 이야기들을 소설로 쓰는 것에
회의를 느꼈다.
무엇보다도 공부를 해야했기 때문에 그랬다.
그래서 소설을 쓰지 않기로 결심을 했지만,
공상은 끊이지 않았다.
여전히 드라마나 소설,
그와 관련이 없는 경우라도 나는 이것저것 공상을 했다.
다만 어렸을 때와 다른 것은,
공상을 하는 나를 자책했다는 점이었다.
재미있게 생각하지 않고
'이게 지금 뭐하는 짓이냐'라고 생각한 것.
.
.
현재에 있고 싶지 않은 걸까.
다른 상황, 다른 삶을 꿈꾸는 걸까.
.
.
가끔씩은 나 자신이 답답해질 때가 있다.
늘 지금을 '임시'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서.
물론 늘 조금씩 더 나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하다.
현재에 속하지 않고
책이나 글, 이야기나 생각, 같은
실제가 아닌 곳이 더 편한 것도.
너무 오랜 시간 동안 현실이 아닌 그곳에 안주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안전한 피난처였으니까, 그곳은.
빠져나오고 싶다.
나 혼자만의 공간에서도,
위험이 없는 가상의 공간에서도.
그곳을 완전히 버리고 싶다는 건 아니지만
현실과 자유롭게 왕래하고 싶다.
지금은 그저 거기에 갇혀 있는 것만 같으니까.
물론 점점 더 나아지고 있지만.
.
.
어서 고소가 시작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피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어떤 것을
정면으로 맞닥뜨릴 수 있는 기회.
무겁다.
무섭다.
두렵다.
하지만 죽지는 않을 것이다.
견디기를.
그리고 더 이상 도망치지 않기를.
-
그리고 공상을 한 번 잡아보려고 한다.
어떤 공상을 하는 지 볼 수 있다면
내가 뭘 원하는 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야지.
내가 원하는 것을 꿈속에서 바라는 것처럼
공상 속에서도 바라는 거니까.
깨어 있는 상태에서 꾸는 꿈,
이 공상이니까.
꿈도 공상도,
잘 돌봐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