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한지 어느덧 10일이 되어간다
10일은
시작중에 시작에 불과한 너무도 짧은 기간이지만
상황에 따라 아니다 싶으면 바로 정리하기에는 충분한
서로를 파악하고 맞춰가는 중요한 시간이다.
나는 원래 밀당을 잘 하지 않는다..
그냥 적당히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밀당의 고수다.
멀티가 안되는 성격덕분에
내 할일 하나보면 자연스레 고수가 되는것 같다.
그치만 정말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온통 모든 신경이 거기에 쏠려서는
내 할일을 다 제쳐두고 그사람만 생각하니까
밀당 자체를 하는게 애초에 불가능 하다..
혼자인 시간을 잘 못견디는 외로움 타는 성격 탓에
그냥 나 좋아해주는 괜찮은 사람이 있으면
마다하지 않고 만나오곤 했다.
그냥 그렇게 끊임없이 누군가를 만나고
혼자가 되면 에너지를 잃어버릴 만큼
조기유학이 나에게 가져다준 외로움은 어마어마하다.
그렇게 수많은 사람을 만나왔어도
진심으로 마음이 가는.. 조건이고 뭐고 상관없이
그냥 마음이 마구마구 가는
그런사랑은 결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그래서 어쩌다 찾아오는 이런감정이
나한텐 의미가 참으로 크다.
근데 당신은 사람을 가려서 만나는 사람.
확 끌리는 사람이 마땅히 나타나지 않으면
아예 연애를 시작도 하지 않는 사람.
그리고 너무나도 솔직 그 자체인 사람.
물론 그런점은 너무 좋다.
근데 그만큼 조심스러워 하는 경향이 있을수도 있단걸
내가 있는그대로 마구 표현하는게
적응이 안되고 낯설수도 있다는걸
나는 알리가 없었다.
그냥 마구마구 표현하고
마구마구 잘해주었을때
지금까지 내가 경험한 몇번의 진지했던 사랑은
서로 더더욱 커져갔을뿐 줄어드는 법은 없었다.
이번에도 아무생각 없이 마구 표현해도 될줄 알았다.
내가 표현해주면 물론 좋아하는게 보이긴 한다.
무뚝뚝한척 표정관리 하면서도
내가 좀만 애교부리거나 스킨쉽 하면
입술이 꿈틀꿈틀거리고 눈매가 선량해지는
그런 표정만 봐도 나는 느껴진다.
그치만 한잔하며 당신이 그랬지..
표현 많이 해주는거 좋은데
혼자인게 익숙했다보니
적응이 아직 덜된것도 있고..무엇보다도
예전에 어린시절에
유일하게 사랑이라고 믿을만큼 좋아했던 한 친구가
너무 잘해주고 표현해주어서
언젠가부터 당연시 여기게되고..
소중함을 덜 느낀채 서운하게 해서
그렇게 떠나보낸 큰 실수를 한적이 있다고.
이제는 나이도 많이 먹었고 깨달음도 있었고
그때와 같은 실수 다신 안할거 같다고 스스로 생각하지만
그래도 사람은 쉽게 안변하기 마련이니까..
내가 이렇게 잘해주고 표현많이 해주면 해줄수록
나의 소중함을 잊어버릴까봐 본인도 겁난다고...
그렇게 머릿속에는 혼란이 오고
마음은 상처받는 중이였는지 시큼시큼 할때쯤..
이제는 당신 나이도 먹어가고
연애를 생각없이 시작할순 없다며..
조금은 결혼에 대한 부분을 염두해야 한다 싶은데
그런 조건에 있어서 나를 보면
이사람이라면 참 좋을것 같다 하는 생각이 든다.
라고 말했지.
뭐야 나보고 어떡하라는거야
적당히 밀당을 해달라는거야
아니면 지금처럼 그대로 표현해달라는거야
나도 나름 상처가 있을거잖아
그래서 표현을 하면 할수록
이러다 버림받을까봐 두려워져
이런 내말에 당신은 왜 그런생각을 하느냐며
이해가 안됀다며... 정말 좋아하고 있다고 했지만
몰라.. 난 더 큰 확신이 필요한가봐
그런 애매한 말 말고
오늘도 너가 보고싶고
내일도 너가 보고싶어서 당장이라도 갈래
할만큼 너무너무 넘치는 사랑을
당신한테 받고싶어 나는 그렇게 할수 있으니까..
속상하고 답답한데
그렇다고 당신이 날 안좋아하는건 아니니까..
내가 너무 급하게 맘을 먹는거 같기도 해..
물론 받아들이기 위한 합리화도 없지않아 있겠지만
나 적당히 표현해주면 되는거야?
나한테 푹 빠져버릴때까지
천천히 조금씩 야금야금 표현하면 되는거냐..
이 애매모호한 녀석아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