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아침 일어나서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로 씻는다. 머리를 말리고 그날의 화장을 한다
화장이 마음에 들 때 까지 한다
그리고 어제 하지 못한 방정리를 하고 무의식적으로 늑장을 부린다
이런 지각병에 익숙한 친구는 늦게까지 기다려준다
그리고 약속장소에 나가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한다. 3주만의 만남. 그동안 하지 않은 말을 한다.
서로의 귀찮았고 억울했던 이야기들은 커뮤니케이션사담의 소재가 되면 그저 내가 억울해서 웃긴이야기.로 바뀐다.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친구와의 대화에는 이렇게 하는게 좋다. 친구도 알고있겠지. 가볍고 왠지 묶여있던 발목의 족쇄를 풀어버리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지 않다.
하지만 혼자의 나는 너무도 우울하다
우울한 노래를 듣고 음침한 상상을 한다 재미있는 이야기에서 괴리감을 느끼고 오히려 절망적인 이야기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그렇게 놀러 부평까지왔다. 화장품가게도 들르고 다음 날 있을 오티 준비를 했다.
우리는 서로 다른 학교에 진학을 했는데 해외여행 등 미래의 기약을 많이 했다.
나는 이 친구의 대화 접근법이 마음에 든다
쓸대없는 머리를 굴리지않고 직감적으로 말한다. 그리고 나에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신중하지않게, 쓸대없는 자신의 이미지를 신경쓰지않으며 얘기한다.
내가 얘를 많이 좋아하는 탓도 있지만 이 화법은 나를 신뢰하고있다는 반증이기도 해서 기분이좋다. 서로에게 득이되는 화법이다. 나는 매우 신중하다. 나에게 제한선을 긋고 많이많이싸맨다. 그리고 내가 그 제한선을 넘어버리면 나 자신으로써 많이 부끄러워하고 당황스러워한다.
하지만 얘는 나를 믿고 있기에 제한선을 많이 풀어두었다. 대화의 폭이 늘어난다. 그리고 나도 풀어지게된다.
수많은 인간관계의 실패로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던 나에게는 이렇게 터놓고 얘기 할 수 있는 사람 하나하나가 소중하다.
믿을 수 있는 상대에게는 신중하지않고 터놓고 말하는 편이 좋다는 것
배울 것이 참 많은 사람.
그리고 옷을 샀다. 밥도 먹고..
10시가 넘었다 우리는 터놓고 얘기하면서 서로의 집근처까지 가서 집으로 갔다.
집에서 언니랑 마찰이 있었다.
언니는 편입공부를 해야하는데 요새 게임에 빠져서 헤어나올 수 없는 상태이다. 엄마는 언니에게 큰소리로 게임을 끄라고 얘기하고 언니는 오기로 하겠다고 버틴다. 머리가 아프다.
집정리를 하면서 가만히 듣고있는다.
싸우는 소리는 점점 커진다. 나는 이런 싸움이 지긋지긋했다. 이 상황에 대해서 비관하기만한다. 엄마를 이해 할 수 없었다. 나는 아빠와도 이런 싸움을 자주했다. 이런 싸움은 순간적으로 기분만을 나아지게 할 뿐 점점 서로의 감정의 골을 깊게 만드는 것 뿐이라는 걸 오랜 경험으로 알고있다. 엄마가 진정으로 언니가 공부하길 바란다면 언니가 거부감없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기를 바란다.
지금 가장 불안한건 언니일것이라.
나는 이것이 내 생각이라 정의내렸고
그걸 엄마한테 거름없이 말했다. 이렇게 싸우면 점점 깊어질뿐이라고, 앞으로 대책을 마련하자고
엄마는 역으로 몹시 화가 났지만 수긍하셨다
그리고 우리는 길게,길게 말했다
나는 눈물이 엄청 많다. 그냥 이런 싸움이 일어나면 자동적으로 계속 눈물이 난다. 엄청 슬프다. 이런느낌보다 그냥 두 눈에서 홍수가 난 듯 눈가에서 엄청고이고 참다못해 눈을 한번 깜빡이면 눈물이 두세방울씩 후두둑 엄청 떨어지는.그런 눈물
그렇게 계속 말이 끊기더라도 진정 될 때까지 엄청 운다.
엄마와 난 처음에 소리치듯 말했다. 엄마는 딸인 내가 그렇게 눈 똑바로뜨고 따박따박 대들면 엄마도 상처 받는다고. 엄마도 모르는게 아니라고 말했다
나는 이렇게 싸우는건 비생산적이고 감정의 골이 깊어질 뿐이란걸 알고있다고. 이 순간이 끝이아니라고 했다.
어쩐지 이건 후반전으로 나가는 것 같아서 더 슬펐다. 우리는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으면서도 싸운다. 가족의 해체를 바라지 않으면서 천천히 해체로 나아간다.
논쟁의 시간이 지나면서 엄마도 나도 천천히 진정해갔다. 같은 얘기를 반복한다. 어디에선가 오류가 있다는 뜻 이였다.
내 눈물은 스스로 슬픈 생각에 다다를때아니면 소강상태로 접어 들었다.
그리고 정말 스스로 속마음을 터놓기 시작했다.
엄마는 내 방법이 괜찮은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엄마가 어렸을때 보고 자란게 할머니할아버지들 싸우던 것 뿐이라 방법을 모른다고했다. 너무 죄송했다 내가 오만했구나. 엄마에게 이렇게 스스로 비관적인 답에 다다르게 한 것 같아서 너무 죄송했다. 그리고 엄마는 일 할때 너무 바빠서 밥 먹을 시간도 없다고했다. 자신이 돈을 벌면서도 이렇게 돈을 못쓴다고했다. 엄마는 20년 결혼해서 살면서 항상 돈이 없어질 위기에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아꼈다고 계속해서 아꼈다고. 그게 몸에 배어서 아직까지도 자기가 번 돈을 쓰는게 어렵다고 했다.
엄청 눈물이 났다.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건 이렇게 더 울려고 비축해뒀던걸까
엄마를 이해 할 수 있게 되었다.
엄마는 우리밖에 없던 것이다. 우리가 성공하시길 바랬다. 그것이 이렇게 멈출 수도없이 반은 죽은듯이 사는 삶을 사는 원동력이였고 이유였으니까.
너무너무 죄송스러웠고 놀랍기도했다.
내가 동생의 평생을 같이 살고있는 동반자라 여겨서 동생을 사랑했던것처럼
엄마는 우리 삼남매만을 보고 살아가고 계시다. 앞으로 엄마를 너무너무 사랑할 예정이다. 놀라웠다 엄마가 그렇게 우리를 바라보고 있을 줄
엄마는 눈물이 없으신편인데 울고계시다. 엄마 죄송해요. 앞으로 많이 사랑해드릴께요
그렇게 앞으로 서로 많이 변해가면서 살기로했다. 사실은 이해 할 수 없었던것이 사랑의 바탕이였다니 모성애는 놀랍다. 엄마의 모성애는 놀라운 것 이였다.
그렇게 자러가고 새벽 두시 싱숭생숭해서 카톡을 켰다. 옛날부터 아는 인터넷친군데 그 사람이 다니던 대학에 내가 입학하게되었다. 그 친구는 복학하고 난 이제 입학한다
형님 저 내일 오티입니다. 이러니까 반겨준다
친구없었는데 잘됬다고. ㅎㅎ
다른과인데 괜찮다. 신난다 이사람이랑은 말이 잘 통한다. 얘기하다보니 이사람은 맨날 손해보는 착한사람이고, 웃긴 사람이다. 선을 안지키는 듯 잘 지키는 사람이다. 신기하다. 사람을 편하게해준다.
언니 얘기를 물어봤다. 언니는 나 고삼때 공부를 하도록 적극 도와준 조력자인데 이제 내가 그 은혜를 갚고싶다고 기분나쁘지않게 게임을 접고 공부하는 법을 알려달라고했다. 그 선배는 다른게임을 하거나 막 드라마에 빠지라는둥 이상한 소리를 늘어놓다가 차라리 언니를 게임을 맘껏! 양껏! 적극권장을 해서 질리게 하라는데 오 이거 괜찮겠다 싶었다. 은근하게 활동하는것이다 언니가 게임 그만할라치면 얼릉 집 조용하게 만들고
무릎 탁! 그 사람도 자신의 제안에 만족했다
막 군대를 전역하신분이라 자기 사회생활 썰 풀려고했는데 스스로 자제하시더라
난 괜찮은데..궁금한데 싶었지만 가만히있었다.
앞으로 좋은 친구가 될 것 같았다. 부담스럽지않은사람이다.
나는 대학가면 별로 친구를 사귀고싶지않다. 공부가 우선이라고 느낀다. 너무너무 좋아하는 과에 들어갔다. 학문적 흥분과 관심이 커서 친구라던가는 방해가 될 것 같다. 무엇보다 주량이 너무 약해서... 술은 필수인데 좀 아웃사이드에서 놀면 괜찮을 것 같아보인다.
물론 내가 갖추고 우아하게 좋은 품행을 보여주면 다들 날 괜찮게볼거라고 느낀다.
이렇게 정리하니 기분좋네.
엄마사랑해요. 집청소하고 빨래널러갑니다 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