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라는 닉네임을 쓰기 시작한 것은
울다가 처음이다.
다른 곳에서는 늘 '청백'이라는 필명을 썼었는데,
이곳은 일단 나를 숨기고 싶기도 했고
글을 쓰는 목적 자체가 달랐기 때문에 다른 이름을 지었었다.
하나,
라는 닉네임을 지었던 건
두 가지 의미가 있었다.
내가 이 세상에 하나 뿐인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고 싶어서.
그리고,
늘 둘로 나뉘어져
또 다른 내가 나를 감시하고, 질책하고, 미워하는 나의 내면이
'하나'로 통합되었으면 좋겠어서.
둘 다 어느 정도 이룬 것 같아서
닉네임을 원래 쓰던 필명으로 바꿨다.
.
.
중학생 때부터 주욱 써오던 닉네임이라
오히려 이게 더 편할 줄 알았는데,
울다라는 공간에서는 오히려
'하나'라는 이름이 더 편한 것 같다.
그래서 다시 바꾸려니
이미 '하나'라는 닉네임은 만들어져 있어서
아쉽지만 성을 붙였다.
(근데 내 옛닉네임이 그냥 '하나'였었나? 그것도 기억이 잘 안 난다, 사실.)
.
.
울다에서의 나는,
'하나'인 것이 좋다.
하나로 처음 이 속에 들어왔고
하나로서 관계를 맺었고,
하나로 불렸기 때문에.
하나양,
이라고 불릴 때면 포근한 느낌이 들었고
하나님,
이라고 불릴 떄면 조금 웃겼다.
일부러 '하나'님 이라고 쓰시는 분들도 봤는데,
그 분들도 쓰면서 좀 웃겼기 때문인 것 같다.
하나씨,
라고 불릴 때면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뭐라고 불리든,
하나라고 불리는 건 좋은 것 같다.
어디에서도 하나라고 불리지 않지만,
울다에서만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