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은 네 가지다.
1. 탄핵.
2. 하야.
3. 책임총리제 부활.
4. 거국내각(비상내각).
기세가 올라 우리가 이길줄 알았는데 결국 패배했던 '과거'가 떠올라서 겁나는거, 이해한다. 거기다 중요한 고비때마다 지리멸렬하며 다 잡은 승기를 놓쳤던 야당의 무능했던 '과거'도 떠올라 두려운거,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좀 흥분 가라앉히고 냉철해졌음 좋겠다. 지금, 여태껏 독단적으로 날뛰던 '짐승' 한 마리가 '힘이 빠져' 코너에 몰렸다. 힘이 빠졌다고, 짐승 이빨이 없어진건 아니다. 계속 몰아붙여서 불명예스럽게(명예라는게 있겠냐는 차치하고) 퇴진시키면 그에 따른 여러가지 부작용이 반드시 발생한다. 절대 스스로 고분고분 물러나지 않는다. 하야? 탄핵? 속시원한 기분해소와 맞바꿔야 할 리스크가 너무 크다. 물리적 충돌도 따를거라 본다. 거기다가 '책임총리제 부활'은 이번 김병준 사태처럼 이미 신뢰를 잃은 정권이 총리를 임명한다는걸 받아들이는 국민정서가 절대 아니다. 똑같은 '총리제' 운영인데 3번과 4번의 차이는, 운영주체가 누구냐다. 3번은 지금부터 다시 잘하겠다 사과하고 국정운영의 키를 여전히 청와대가 잡고 총리 권한을 헌법에 있는대로 강화시켜서 제대로 대통령을 보좌, 혹은 견제한다는 식이다. 하지만, 4번은 권한을 몽땅 청와대에서 국회로 '가져 오는거'다. 그래서 지금은 '명예롭게 퇴진할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약속하고, 국회에서 뽑는 '책임총리'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한다' 말하게끔 구슬리는거다. 그러면, 당장 내일이라도 정지되어 있던 국정이 신속하게 운영될 수 있다. 하야든 탄핵이든, 분명한건 '국정공백'이 필연적으로 따르는데 그 마비된 상태가 오래가면, 국면이 전환될 소지가 많다는 거다. 누구말대로 지지율이 10%만 넘어가도 끝까지 버티려고 할거다. 그리고 서로 다른 욕망으로 범벅이 되어 있는 야당들이 공통으로 '총리' 한 사람을 뽑을 수 있겠냐고 걱정하는데, 박그네 정권이 버티면서 국정이 마비된 상황이 길어지는 것 보다는 훨씬 낫다고 본다. 너무 걱정하지 말자. 교만해지고 과격해지는것도 적절치 않지만, 너무 걱정이 앞서는것도 균형잡기 힘들어진다. 조금만 넉넉해지자. 괜찮다. 잘 가고 있다.
'노련한 카레이서는 가속 페달보다는 브레이크를 더 잘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