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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쟁이연필
 간밤의 꿈이 슬프지만은 않아서   없는 공책
조회: 849 , 2018-09-20 22:31



그간의 시간은 마치
지루한 방학이었다.
우리는 다시 만나
자연스레 인사하기로
약속되어 있었던 것이다.

조금 길었던 방학을 보내고
그 전과는 너무도 다르던 모습을
어떻게 알아보았던 것일까.
잘은 몰라도
선명하게 반짝이는 눈
그리고 동글반반한 이마가
나는 반가웠을 것이다.
당신은 그렇지만은
않은 듯했지만.



내가 기억하는 당신이라는 사람은
허상이라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것은 실용주의적인 결단일까?)
지금 당신이라고 부르려는 사람은
아이들을 가르치고
교회에서 피아노를 연주하고
작은 모임에서 맛있는 것을 먹으러 다니고
산책로같은 귀가길에는
도서관에 들르거나 사진을 찍고
예전같지는 않은 빈도로 운동을 하고
가끔 부모님 걱정을 하거나
전혀 전혀 그렇지 않거나.

모르는 게 당연한 일일 것이다.
나는 정말로 당신을 모를까?
모른다고 답할 당신이 쉽게 떠오르지만?

당신같은 사람은 없다.
당신이 있을 뿐이지.
그리고 나는
그것은 그것인 대로 내두고 말 것이다.


프러시안블루   18.09.21

대문 사진이 멋져요.
울다식구가 되신 걸 환영합니다.

개구쟁이연필   18.11.20

그새 두 달이나 지나버렸네요, 감사합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