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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밥
 11월 3일 오랜만에 쓴 일기   .
조회: 1614 , 2019-11-03 18:13

이렇게 적는 글은 참으로 오랜만인 것 같다. 그동안 난 너무 치여살아온게 아닌가 싶다. 욕심도 많았고 말이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배우는 것은 한 개 두개 포기하는 법 아닌가 생각이 든다.

가끔 가끔씩 번뜩 떠오르는 생각은 그 자리에서 바로 노트북을 켜고 장황하게 적어야 하는데 말이다. 지금처럼 며칠이 지나고서야 그 감정을 떠오르려 애써보아도 쉽사리 잘 떠오르지 않는다. 올해부터 꾸준히 중독성있게 봐온 웹소설이 있다. 전지적 독자 시점이라는 소설인데 굉장히 인기가 많고 영화화로 한다는 소식까지 접했다. 각설하고 최근에 이 소설을 보며 느낀 것이 있는데 각 인간마다 고귀하고 신성하게 여기는 신념이라는 것을 품고 산다. 우리는 그것이 가리키고 있는 방향이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 옳게 여겨지고 그 사람을 둘러싼 상황이 바뀌더라도 그 신념을 꿋꿋이 지켜나간다면 그 사람을 훌륭하게 평가한다. 여기서 새롭게 깨달은 것은 이 신념이라는 것은 각 개인이 가진 기본적 욕구가 최소한으로 충족되었을 때에만 지켜진다는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사람들을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마음속에 품고 있지만 극한의 상황에 몰릴때면 달라질 것이다. 또한 자신 외 지켜야 할 사람이 있다면? 정당성을 품은 악행만큼 처절하고 잔인한 짓은 없을 것이다. 어쩌면 제일 위험한 사람은 연쇄살인마가 아닌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물론 절망의 상황속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따라 사람들을 해치지 않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보통 훌륭한 사람이라고 칭찬을 받고 말이다. 이 칭찬을 받는 사람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정의하자면 아까 언급했던 최소 기본적 욕구가 작으면 작을수록 칭찬을 받을 것이다. 이것은 자제력과 비슷하게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가족을 지키는 마음이라든가 자신 보호하려는 행위는 이 욕구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가치들은 작으면 작을수록 오히려 비난을 받기 때문이다. 이것에 대하여 세분화를 하는 것은 나중에 말하겠다.

     

동기부여이론을 통하여 나를 분석해본다면 나는 아마 3,4단계에 머무르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공부를 잘하고 외모를 좀 더 낫게 꾸미는 것은 아마 상대방에게 잘 보이고 싶은 이유일 것이니까. 모든 인간은 사랑받고 싶어하고 존경받고 싶어하잖아? 마지막 5단계인 자아실현의 단계에 머무르지 않아도 뭐 어때? 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은 자아실현에 들지 못하는 나의 열등감에서 비롯된 합리화된 소리같다. 이 자아실현의 단계는 앞의 3,4단계가 충족되면 저절로 바라게 될 것이니까. 여기서 포인트로 짚고 싶은 것은 앞의 단계가 받쳐주지 않는 이상 자아실현의 단계까지 가는 것은 어렵단 말이다. 애정에 무관심한 인간이 있을까? 자아실현을 하려고 하더라도 사람들에게 미움 받는 상황에서라면 힘들 것이다. 세상을 좁게만 살아온 나라서 그렇지 물론 그런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물러터진 나라도 확신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적을 것이란 말이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만나보고도 싶고 두렵기도 하다. 나에게  호의를 바라지 않는 만큼 나에게로 오는 행위 또한 달콤하지는 않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