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다에서 어쩌다 나랑 비슷한 성격을 가진 사람의 글을 봤다. 완벽주의에 늘 철저히 계획대로 사는 사람. 댓글을 남겼더니 그 분이 영상 하나를 추천해줘서 봤는데 좋은 내용이었다.
추가로 다른 교수님이 찍은 영상도 봤는데 그건 더 인상적이었다. 많은 것을 경험하며 삶을 살아가는 '나'(초자아) 와 그걸 관찰하며 지시하는 자아가 있는데 아 이게 초자아인가? 아무튼... 강박적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면 그 관찰자가 건네는 말들을 자기 자신이라고 믿는다는 거였다. 사실이라고 받아들이고, 자기를 키워낸 존재라고 생각하고. 그런데 그 존재는 내가 아니다. 삶을 살아가는 나와 관찰자를 분리시켜야 한다... 내가 정리하려니 참 뭔소린가 싶다. 아무튼 기억 속에서 이 말이 희미해질 때면 그 영상을 다시 보자.
그리고 관찰자인 나를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았을 때 성과가 더 클 수도 있다는 게 놀라웠다. 누군가가 나를 끊임없이 밀어붙이고 강압적으로 굴면 결국 나는 약해지고,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 나는 누군가 나를 혼내고 윽박지르는 걸 두려워했는데도 막상 내 안에는 그런 사람을 내 마음 속에 두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얼마나 괴로웠겠어... 매일매일이 얼마나 힘들고 지쳤겠어.. 왜 그랬을까.. 왜 그렇게까지 나를 학대시키며 살았을까.
결국엔 건강한 삶이 중요한 것 같다. 나는 칭찬받는 게 좋다. 나를 이해해주고 내 성과를 알아주고. 그러려면 내가 나를 충분히 이해하고, 칭찬해주고, 보듬어주어야한다. 그래야 일을 마쳐도 번아웃이 오지 않는다.
첫번째 영상 상담사분(웃따) 이 말씀하신 건 흑백논리에서 벗어나라는 거였다. 이 분 영상을 보면서 진짜 놀랐던 게 강압적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 예시를 들어주시면서 지각할 바엔 결석! 이러셨는데 그냥 너무 놀랐다ㅋㅋ 고등학교때 어쩌다 눈떴는데 9시면 학교를 통째로 빠졌기 때문. 아, 또 완벽이란 건 없다는 것... 완벽은 존재하지 않는데 계속 완벽을 추구하다보니 점점 지치고 미쳐가는 것이다.
이렇게까지 힘들 일이 아닌데 내가 나를 너무 학대시키던 건 아닌지. 관찰자의 생각이 내 생각이라 믿고, 그 생각들은 고통스럽지만 나를 성장시킨다고 믿고 따른 것이 아닌지. 이제는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 뿐이다.
이렇게 힘들어할 필요가 없다... 괴로움이 날 성장시킨다고 생각하지 말자.
밤에 룸메가 집에 돌아오고 조심스레 나 강박성 성격장애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더니, 그걸 이제 알았냐고 그러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