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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빨간
 확진   2022
조회: 756 , 2022-08-19 03:42
어느 주말 저녁 간간히 재채기가 나욌다. 그간 에어컨 바람을 많이 쐬어 몸이 상한 줄 알았지
다음날 아침 발열과 숨쉴 때의 가슴 답답함에 폐에 꼭 때가 끼인 느낌. 백신접종 증상인데 이것은 겪어보지 않았어도 코로나겠다.

키트에 두 줄이 떠버렸다.
병원에서 양성판정을 받았다.
아무도 없고 더운 복도에서 대기하며 몹시 몸이 힘든데도 현재 증상보다 외딴 복도에 격리되어 사람들과 서로 피해야할 미래가 걱정되었다.
기본 해열진통제와 진해거담제 위장약 처방을 받고 사이다랑 오렌지주스가 먹고 싶었다.
코로나도 감기여서인가 일주일동안 수분섭취량이 평소와 비교하면 엄청 많았다.  
밥 약 잠 물~밥 약 잠 물~
주변에 걸린 이들이 있어 무조건 쉬라고 해서 고민없이 쉬었다.
일주일 격리지만 기관에서는 더 쉬라고 해서 쉬었다.
프리 특성상 no work no pay이지만 내 건강이 회복되야 일도 가능하니까 받아들였고 20년도 이후로 오랫만에 쉰 일주일이 좋았다.

아픈 건 발열이 4일차에 잡히면서 영영 사회와 단절될 것 같은 두려움도 해소되었고 기침도 없어서 금방 회복했다.
그런데 일하는 뇌세포가 사라졌나 청소, 설거지의 집안일은 가능했는데 보고서쓰기같은 일을 계획하고 진행하기가 어렵다.

병은 사람의 약한 부분을 공격한다. 준비하고 표현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어릴 때부터 긴장되던 작업들인 걸 아니까 스스로의 만족도는 크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일을 하다 멍해질까봐 해야할 일을 놓칠까봐 걱정했다.
하지만 집안일처럼 내 머리는 일할 때 오토로 돌기 시작했다. 내  경력이 나를 만족시켜주었다.


#확진의공포와양성반응의당황스러움. #아픔과회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