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SE2(2020) 쓴 지도 어느새 3년이 흘렀다.
다른 이상은 없었지만, 배터리 닳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게,
거슬렸다.
보조 배터리로 중간 중간 충전해주긴 하지만,
이것도 나중엔 귀찮아지더라...
결국은 배터리 교체 수리를 받기로 결정했다.
앞으로 2~3년은 더 쓸 생각으로!
수리 받으러 간 곳은 여의도 IFC 몰에 있는 애플스토어!
가자마자 느낀 게, 여기로 오길 잘했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애플 공식 스토어 및 수리센터였고,
응대해주는 직원들도 즐겁게 일하는 것 같아 분위기가 좋았다.
이런 분위기라면, 내 배터리 교체는 뭐~
수리 받기 전부터, 이미 수리 완료된 거 같은 기분이!
본격적으로 접수 들어가는데,
폰 내의 데이터들을 백업했는지 물어보더라.
만에 하나, 잘못된 상황이 발생할 수 도 있으니,
백업할 것을 권장하는 거였다.
사실 난 백업은 안 했다.
딱히 지워져도 그다지 중요한 데이터들은 없었다고 착각(?)했기에,
큰 신경은 안 쓰고 있었다.
그리고 몇 년 전에 아이팟 터치 배터리 교체 받으면서도
데이터 손상된 건 없었다는 기억이 있었다 보니, 별일 있겠나 싶었다.
엔지니어와 이것 저것 확인하는 점검은 마치고, 수리 들어가게 됐다.
예상 시간은 3시간!
그 동안 옆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책 읽고 커피 마시면서
시간 보내고 있는데...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에 수리 중... 진짜 데이터 다 사라진다면....!?
사진, 음악, 앱 이런거 없어지는 거 괜찮은데... 연락처는...?'
가만 생각해보니, 연락처... 이게 문제였다...
없어져도 되는 연락처들도 있긴 하지만,
없어지면 사실상 다시 알아내기 어려운 연락처들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갑자기 왠지 모르는 불안함이....
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부터는 저 불안함 때문에
시간이 느리게 가기 시작했다.
IFC몰 내에 여기저기 가보면서 시간 때워보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으니...
두 시간은 어떻게 버텼는데... 나머지 한 시간은 도대체..
여기서 한 번 잔머리를 굴려봤다.
'잠깐! 배터리 교체하는 시간이 3시간까지?!
내가 엔지니어는 아니라 정확히는 모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분해해서 배터리만 교체하는데 3시간이나?'
그래서 2시간 경과했을 때, 그냥 애플 스토어로 가봤다.
'어쩌면 일찍 완료 됐을지도' 라는 생각으로.
그리고 정말 완료됐다! + 아무 문제 없이, 데이터 손상 없이
무사 수리.
받자마자 '살았다' 라며,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없어진 거 없이, 모든 게 다 세이브 됐으니.
배터리만 교체했는데도, 새 제품인 거 같은 기분!
이번 애플 스토어 갔다 오면서 3가지 정도의 기분이 들었다.
1. 보통 이런 수리 맡기러 가고 오고, 비용을 쓴다는 게
기분 좋은 일은 아닌데, 이번 일은 성취감이 정말 컸다.
잘 갔다 왔다.
2. 배터리 교체로 향후 2~3년 정도는 내 아이폰SE2를
더 쓸 수 있게 됐다.
나름의 아껴 쓰기 라이프를 실천할 수 있다는 뿌듯함.
3. 진짜 다행. 왜 수리 맡기기 전에 백업을 안 했을까...
중요한 데이터들이 있으면, 미리미리 관리를 잘 해야겠다는 걸,
깨닫게 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