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상황을 바꾸지 않으면 계속 이 상태일 수밖에 없을 것 같긴 한데
우울함이 너무 오래 지속되는 것 같아서 처음으로 정신과를 예약했다.
원래 어렸을 때부터 또래보다 염세적인 성향이 강하기도 했고
이런저런 일을 많이 겪어서 애늙은이라는 말을 들으며 컸는데
그게 다 선천적인 우울이 내재되어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그런 내가 드디어 병원을 가봐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된 건
자기파괴적인 행동을 단순히 '하고 싶다'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겠다고 구체화 했을 때였다.
자해나 자살 시도가 다른 말로 관심 또는 살고 싶다는 메세지인 것처럼
어떻게 나한테 나쁜짓을 해야겠다 라고 생각하는 순간
아, 나 지금 뭔가 관심이 필요하구나. 나 지금 뭔가 이상하구나를 깨달았다.
우울한 건 늘 있었지만 이걸 대놓고 드러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상황을 바꿀 수 없다면 약이라도 먹어보고 싶어서 긴장된 목소리로 전화를 걸었다.
보험도 알아봤고 초진비도, 뭘 하는지도 일단 다 알아봤다.
검사했는데 정상이라고 하는 거 아닐까... 그럼 다행인데 어떻게 해야 할까... 등등
조금 떨린다. 빨리 조금 나아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