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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일기글입니다.
 부모님 이혼  
조회: 399 , 2024-02-21 23:53
올 게 왔다.

집을 나온지 4년 됐고.
집에 안가고 연락을 피한지 3년 됐고.
아버지번호까지 차단한지 5달 정도 됐다.

아버지라는 양반이 장애다.
장애등급 나올수가 없는 정신장애랄까..
분명히 성격장애 나르시스트, 소시오패스 뭐 이런거다.
오래전부터 타인의 감정을 읽는 뇌 부분이 돌아가지를 않는다.
각종 신경증과 우울증까지 있다.
돈은 잘 벌었다. 그렇게 정당하게 벌지는 않았다.


이혼하는 거.
형을 통해 알 게 되었다.

막말하거나 술먹고 때리거나 여자문제가 있거나
이런 사람은 아니다.
그냥 악을 쓰면서 사는 사람이다.
주변사람 다 떠나더니, 어머니마저 떠난다.
엄마니까 여태까지 버텼지..


아버지는 항상 부끄러운 사람이었다.
딱히 그럴 만한 이유는 없었지만.
정서적으로 교류가 안 되는 사람이라서 
어릴때부터 그걸 알고, 나와 동일시되는 걸 피했던 거 같다.
항상 반면교사로 삼았다.
아 저렇게 살면 안 되는구나. 
아버지처럼 말하고 다니면 안되는구나.. 
반면교사로 가르침을 주던 사람이다.


지금껏 전혀 나아지는 게 없구나.
고등학교때부터 이 사람을 포기했는데....
정신병자는 나아질 수도 없다는 걸 깨달았었다... 
가족상담이라도 받자고 하면 화를 내던 사람이었으니.
어린 내가 뭘 어찌하나.

나는 말이 없는 아이였다. 
집에서 말 할 게 없어서, 언어능력을 키우지도 못했던 거 같다.
그당시 말하는 게 어려웠다.


개장수랑 친했던 아버지는 맨날 개를 데리고 와서 중간에 버렸다.
노견이 되서 떠난 아이는 없었다. 개를 한 20마리는 키워본 거 같다.
한 번은 정말 좋은 대형견이었는데, 위장이 꼬이는 병에 걸렸었다.
그걸 절제하는 수술도 있지만, 재발확률이 높다고 해서 수술 안하고 그냥 죽였다.
마지막으로 데려온 초대형견도, 다리를 절어서 버렸다.
그리고 같은 품종으로 천만원주고 데려왔는데, 
그놈도 키울 능력이 없으니까, 결국 버렸다.

여렸을 때부터 나는 뭘 느끼고 살았을까.
어린 나에게 위로를 해준다.

이미 공허와 허무, 우울은 극복한 거 같다.
항상 나를 조금씩 짓누르기도 하고, 가끔은 힘들기도 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완전하게 나 혼자가 되었다.

결국 전혀 나아질 게 없던 사람이었다.

나는 나대로 잘 살아봐야겠다.
다짐한다.

이제 딴청피우는 일도 없고, 열심히 살아봐야겠다.

李하나   2.25

마음이 짠하기도 하고, 글쓴이님의 올곧은 마음이 느껴져서 응원하고 싶은 마음도 드네요. 마지막 말처럼, 글쓴이님을 힘들게 했던 사람들과 상관없이 '나대로' 행복한 삶을 사시기를 바랍니다. 응원해요.

유창진   2.26

많이 힘든 삶을 사셨습니다. 그래도 힘내시기 바랍니다. 좋은 일만 생기길 바라겠습니다.

일기남   3.09

안좋은 일은 모두 끝났고 이제 앞으로 좋은 일만 있을거예요

구름 잡는 소리   4.08

글쓴이님 이야기를 듣고나니 저도 아버지가 떠오릅니다.
힘들고 괴로울수록 괜찮다 괜찮아 암것도 아니다 암것도 아니야.
자기위로 했던 시간들이 생각나요. 앞으로는 정말로 글쓴이님이 원하는 인생을 사시길 기도할게요. 살아있어서 좋다. 다행이다. 하고 느끼는 시간이 점점 많아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