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답지 않게 어디선가 따뜻한 냄새가 나는 바람이 살랑거리며 불어왔다.
역시 늦가을답지않게 따뜻한 연두색을 띤 잎사귀를 달고있는 나무도 봤다.
길을 걷다 천원짜리라도 한장 주운것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발걸음도 가볍게 걸어가는데,,,왠 남자가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거리에다 이젤을 펼쳐놓고 붓에 물감을 묻혀 쓱쓱 칠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화폭에 담을만한 풍경이 있는 거리도 아니었다. 모델이 있는것도 아니었다.
희한한 사람이다....하고 생각하며 가까이 갔다.
오..이럴수가.....그 사람은......!!!!
4년전에 마음떠나 3년전에 헤어진 .... 한마디로 옛날 남자친구였다.
이럴수가....이런데서 이렇게 너를 만나다니. 놀라웠다. 이럴수도 있구나.
우연의 일치라는게 남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었구나....
그런데 갑자기 나는 분노가 치밀었다. 형용할 수 없이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나는...그애를 때리기 시작했다. 주먹으로 마구 때리다가, 발로 걷어찼다.
그림을 그리다가 봉변을 당한 그애는 그냥...그렇게 맞고만 있다.
난 계속 때리고, 그앤 계속 맞고....그렇게 난 옛날 애인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그앤 이젤을 걷어서 어디론가 휙 던져버리더니 날 바라본다.
'허걱~!'
하는순간.............누군가가 누른 초인종 소리에 눈을 떴다.
꿈이었다. 왠일이니....별일이네....
꿈도 참 꼴사납다....내가 왜 그랬을까....왜 그앨 그렇게 때렸을까...
막말로 그애한테 차인것도 아니고, 결국 상처를 준건 나였는데..
그리고 지금 그애와 난 편한 친구처럼 잘 지내는데....
야! 너 왜 내 꿈에 나타나서 얻어 맞았니? .........
내가 왜 그랬을까.......종일 마음 한구석이 찜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