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 원인
음식 적절한 온도-시간맞춰 먹고
겨울엔 격한 활동하면 봄에 무리
급격한 감정변화 가장 주의해야
많은 환자들이 한의원을 찾지만 처방만을 생각할 뿐, 병의 원인에 대해서는 비중을 두지 않는 것 같다. 이렇게 되면 치료에 수동적일 수밖에 없고 치료 또한 더디고 재발이 많아지게 된다. 동의보감에서는 풍우한서(風雨寒暑)와 음식, 활동, 성생활, 감정의 문제를 병의 원인으로 본다.
풍우한서란 갑작스런 날씨의 변화나 혹심한 추위, 더위, 전염병, 공해 등을 말한다. 옛날에는 옷과 집이 튼튼하지 못해 질병이 많았지만 현재는 이에 대한 방비가 잘 돼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오히려 이런 것이 병이 되는 것을 알지 못한다. 따라서 병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에어컨이나 온풍기 등 자연의 흐름에 역류하기 때문에 병이 생기기도 한다.
음식도 중요하다. 적절한 온도로 시간에 맞춰 적정량을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또 밤낮을 바꾸어 생활하면 안 되고, 겨울에는 만물이 가라앉듯 활동을 줄여야 한다. 밤낮을 바꾸어 살면 간에 무리가 가며, 겨울에 무리하면 봄에 병이 많이 생긴다.
현대인들은 밤 12시까지는 거의 눈을 뜨고 있는데, 몸이 좋지 않을수록 11시에서 3시까지는 꼭 자야 한다. 낮잠 10시간이 밤의 잠 4시간을 대신할 수는 없다. 운동은 빠뜨려서는 안되지만, 해지고 나서는 땀을 내지 말아야 한다.
성생활은 인류에게 쾌락을 주는 동시에 병을 주는데, 남자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남자는 주는 존재이며 여자는 받는 존재이기에, 남자가 소모가 심하면 면역 기능이 떨어져 병이 생기기 쉽다. 나이가 들수록 그러하다.
동의보감에서는 남자 나이 64세 이후에는 성행위를 하지 말라고 했다. 한의학에서는 병에는 성생활을 당분간 금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샘에 물이 차서 흘러 넘쳐야지, 물이 안 나온다고 더 빨리 퍼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 때는 진액을 채워줘야 하는 것이다.
감정은 신체 각 부분에 영향을 주는데, 여성이 특히 그러하다. 한방에서는 슬퍼하고, 노여워하고, 걱정하는 등의 모든 급격한 감정을 오장육부의 조화를 깨뜨려 몸을 손상시키는 중요한 병인으로 본다.
오직 기뻐하는 감정만이 이처럼 깨진 조화를 되돌릴 수 있다. 이것은 바로 사랑이다. 감정이 격해지면 내가 사랑하는 것을 생각해 보고, 한숨을 길게 들이쉬었다가 내쉬어 보라.
한결 마음이 가라앉을 것이다. 병은 간단한 이치를 알지 못하거나 지키지 못해서 생긴다. 치료 또한 마찬가지다. 진리는 어렵거나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최철한/천지인한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