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C버전
공개일기 한줄일기 내일기장
주춧돌
 12월의 엽서   주소록
조회: 968 , 2004-01-02 18:24
12월의 엽서/이 해인

한 해의 마지막 날인 오늘, 차분히 심호흡을 하는 오늘

해 아래 살아 있는 기쁨을 감사드리며 우리 함께 무릎 꿇고 기도합니다

밤새 뉘우침의 눈물로 빚어낸 하얀 평화가 새해 아침을 더욱 아름답게 해 주십시오


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원한다고 하면서도...

부끄러운 행동을 많이 했습니다

하늘을 두려워하지 않는 오만함으로

죄를 짓고도 참회하지 않았음을 용서하십시오


나라와 겨레를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에게 나라와 겨레가 있는 고마움을 소중한 축복으로 헤아리기보다는

비난과 불평과 원망으로 일관했으며

큰일이 일어나 힘들 때마다 기도하기보다는

“형편없는 나라”  “형편없는 국민”이라고

습관적으로 푸념하며 스스로 비하시켰음을 용서하십시오


가족과 이웃에 대한 사랑의 의무를 사랑으로 다하지 못하고 소홀히 했습니다

바쁜 것을 핑계삼아 가까운 이들에게도 이기적이고 무관심하게 행동했으며

시간을 내어주는 일엔 늘 인색했습니다

깊은 대화가 필요할 때조차 겉도는 말로 지나친 적이 많았고

부정적이고 극단적인 말로 상처를 입히고도

용서 청하지 않는 무례함을 거듭했습니다

연로한 이들에 대한 존경이 부족했고 젊은이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으며

병약한 이들에 대한 연민과 배려가 부족했음을 용서하십시오


자신의 존재와 일에 대해 정성과 애정을 쏟아붓지 못했습니다

신뢰를 잃어버린 공허하고 불안한 눈빛으로 일상생활을 황폐하게 만들었으며

고집, 열등감, 우울함으로 마음의 문을 닫아 남에게 부담을 준 적이 많았습니다


맡은 일에 책임과 정성을 다하지 못하고 성급한 판단으로 일을 그르치곤 했습니다

끝까지 충실하게 깨어 있지 못한 실수로 인해 많은 이에게 피해를 주고도

사과하기보다는 비겁한 변명에만 급급했음을 용서하십시오


잘못하고도 뉘우칠 줄 모르는 이가 아니되도록

오늘도 우리를 조용히 흔들어 주십시오

절망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이들에게 첫눈처럼 새하얀 축복을 주십시오

이제 우리도 다시 시작하고 다시 기뻐하고 싶습니다

희망에 물든 새 옷을 겸허히 차려 입고 우리 모두 새해의 문으로

웃으며 들어서는 희망의 사람들이 되게 해 주십시오


용서하십시오 - 이해인





새 달력에 찍혀 있는 새로운 날짜들이 일제히 웃으며 뛰어와

하얗게 꽃으로 피는 새해 첫날

우리에게 늘 할 말이 많아 잠들지 못하는 바다처럼

오늘도 다시 깨어나라고 멈추지 말고 흘러야 한다고

새해는 파도를 철썩이며 오나보다

우리의 좁디좁은 마음엔 넓은 바다를 들여놓아 넓은 사랑이 출렁이게 하고

얕고 낮은 생각속엔 깊은 샘을 들여 놓아 깊은 지혜가 샘솟게 하자

살아 있음의 축복을 함께 끌어 안으며 새해엔 우리 더욱 아름다운 말을 하고

아름다운 기도를 하자

우리의 모든 말들이 향기로워 잊혀지지 않는 시가 되게 하자

우리가 서로를 더 많이 생각한다면 이세상 모든 이가 형제라고 할 만큼

서로를 더 많이 아끼고 위해 준다면 우리는 더욱 행복한 새해의 새사람이 되리.


새해 첫날의 엽서 - 이해인





인간에게 있어 시간은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인생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귀중한 자원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시간의 가치에 대해서는 잘 생각하지 않는다.

막연히 아직 시간이 넉넉하다고 생각할 뿐이다.


하지만 시간은 화살과 같아서 한 번 가면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가장 현명한 사람은 허송세월을 가장 슬퍼한다".(단테)

"우물쭈물하고 있는 것은 시간을 도둑맞고 있는 것이다".(에드워드 영)

"짧은 인생은 시간의 허비로 인해 더욱 짧아진다".(사무엘 존슨)

라는 말로 시간의 낭비를 경계하라고 한다.


우리의 일상생활서 시간의 가치를 늘 새롭게 깨달아

시간만큼은1분,1초도 아까워할 줄 아는 진정한 자린고비가 되어야 한다.

이는 시간을 관리하는데 있어서 가져야 할 마음 가짐의 기본이며,

더 나아가 성공적인 인생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다.


아름다운 동행 중에서 / 시간의 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