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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춧돌
 나이들어 유념해야 할 말들   주소록
조회: 891 , 2004-08-26 09:37


      여보시게!
      돈있다 유세하지 말고
      공부 많이했다고 잘난척하지 말고
      건강하다 자랑하지 마소.
      명예있다 거만하지 말고
      잘났다 뽑내지 마소.
      다 소용 없더이다.

   나이들고 병들어 자리에 누으니
   잘난 사람 못난 사람
   너 나 할것 없이
   남의 손 빌려서 하루를 살더이다.
   그래도 살아 있기에
   남의 손으로 끼니이어야 하고
   똥 오줌 남의 손에 맞겨야 하니
   그 시절 당당하던 그 모습 그 기세가
   허무하고 허망하기만 하더이다.

      내 형제 내 식구 최고라며
      남 없신여기지 마소.
      내 형제 내 식구 마다하는 일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그 남이
      눈 뜨고, 코 막지 않고도
      따뜻한 마음으로 미소 지으며
      입으로 죄짓지 않고 잘도 하더이다

   말하기 쉽다고 입으로 돈 앞세워
   마침표는 찍지 마소.
   그 10 배를 준다해도 하지 못하는 일
   댓가 없이 베푸는 그 마음과
   천직으로 알고 묵묵히 자리지키는
   그 마음에 행여 죄될까 두렵소이다.

      병들어 자리에 눕으니
      내 몸도 내것이 아니온데
      하물면 무엇을 내것이라 고집하겠소.
      너 나 분별하는 마음 일으키면
      가던 손도 돌아오니

   길 나설적에 눈 딱 감고
   양쪽 호주머니에 천원씩 넣어
   수의복에는 호주머니가 없으니
   베푸는 마음을 가로막는 욕심 버리고
   길가 행인이 오른손을 잡거던
   오른손이 베풀고
   왼손을 잡거던
   왼손이 따뜻한 마음내어 베푸소

      그래야 이 다음에
      내 형제 내 식구 아닌
      남의 도움 받을 적에
      감사하는 마음,
      고마워 하는 마음도 배우고
      늙어서 남에게 페끼치지 않고
      고옵게 늙는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