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난다. 글쎄 1시라면, 새벽이라기 보다는...
일찍 자고, 새벽에 일어나기로 한 것은,
아이들 때문이다. 어린 아이들 때문에 도통 저녁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벽에 일어나면서, 나만의 시간이 6시간 정도 생기면서, 뭐든지 할 수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사실, 아직까지는 아무것도 제대로 하고 있지는 않지만...
옛날에, 성철 스님이 잠자지 않고 3년을 정진했다는 말을 듣고, 곧이 믿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리 허튼 소리만은 아닌듯 하다. 눕지 않고 피로를 푼다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집에서 9시에서 1시까지 4시간 정도 자면, 버스에서 지하철에서
깜빡 깜빡 존다. 그 잠깐의 졸음이 얼마나 달콤한지.
성철 스님도 앉아서 졸았다고 본다. 아주 잠깐씩.
이렇게 모두가 잠든 새벽에 책상에 앉아,
새로 생긴 일거리, 일기를 쓰고 있으면,
뭔가 현실을 벗어난듯한 몽롱한 기분이 든다. 도대체 뭐가 현실일까.
이런 저런 생활의 고민을 해결하려 머리를 짜낼때인가.
아니면, 이렇게 멍하니 앉아, 생각나는대로 자판을 두드리고 있을 때인가.
세상의 현실이 싫으면, 밤에 잠을 자지 않으면 된다.
그러면, 현실은 꿈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한다.
수 많은 젊은이들이 피시방에서, 만화방에서, 산사의 선방에서
잠 못이루는 이유다.
내가 잠을 토막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