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는 두려움의 대상을 알고 있는 경우에,
불안은 두려움의 대상을 알지 못하는 경우에 그렇게 불린다.
그래서 공포는 두려움의 대상이 나의 밖에 있지만, 불안은 내 안에 있다.
인간은 자기 의식을 가지는 순간에 이미 불안을 덤으로 얻었다.
자기 의식은 결국 시간 의식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
깨달은 사람이 시간을 초월한 존재로 여겨지는 것은 당연하다.
인간이 인간성을 넘어서는 길은 시간을, 과거의 후회와 미래의 불안을 넘어서
영원한 현재인 세계와 융합하는 것이리라.
요즘 미래에 대한 불안을 느낀다.
그렇다고 딱히 미래의 어떤 것에 대한 불안은 아니다. 그냥 막연한.
상황이 바뀐 것은 없다. 예나 지금이나 나의 미래는 언제나 처럼 불투명하다.
그렇다면, 내가 나의 지금을 힘겨워 하는 것인가보다.
지금이 힘겨워 미래로 도망치려는데, 미래는 안개 속이라면, 뭔가 답답하고
안절부절하지 못하겠지.
지금이 힘겨운 이유는???
내가 너무 가진 것인가. 잃어버리기 싫은 것들이 너무 많아진 탓인가.
너무 탐욕스러워진 것인가. 그래서 내 것을 내주기 보다는 남의 것을 빼앗고 싶은 것인가.
아무튼, 점점 더 힘겨워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불안하다.
미래가 불안하고, 과거가 후회스럽고, 현재가 불만이다.
바보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