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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겨두고 싶다.   일기
조회: 2210 , 2007-11-30 13:06


















89 이지은  ( 2007.11.30 12:34 )
수정 I 삭제

















잠깐. 내가 왜 픽션을 싫어하는 지 어느 정도 유래는 있다. 나의 역사는 주로 크게 몇 부분으로 나눠진다. 유치원때 - 나에게 일어난 어떠한 사건으로 어린 나이지만 나는 사람이란 감정적-이성적 동물이 비성숙할 수 있으면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칠 수 있으며 어쩌면 다른 사람의 인생관과 태도까지 바꿀 수 있음을 깨달았던 것 같다. 초등학교때- 집단이라는 것에서 나는 내 정체성을 찾지 못했고 늘 분위기와 작은 사회속에서의 권력을 가진 사람의 눈치를 보며 (내 표현을 빌리자면-아주 비참하게도)연.명.했었다. 중학교때는 그러한 마음 속 저항의식이 어떠한 소설과 (이문열 작 내가 얘기했던-)맞닥뜨려져 매우 심도있게 생각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난 그래도 사람에 대한 희망은 저버리지 않았지. 하지만 이상하게도 나에게 충격을 주었던 사람은 내가 그래도 믿어왔던 사람이였는데..이해해주지 않았던거야. 예를 들면 중학교 1학년 국어선생님이라든가.그 와중에 좋은 여자학우를 만났는데도 오히려 언젠가부터 내가 변해온 것을 나는 몰랐던 것 같다.
어쩃든 간에.. 난 과학을 매우 좋아했던 것 같다
그 사실만을 바탕으로 둔 합리성, 그 실용성과 놀라움에 나는 어린아이처럼 빠져들었었어.
내가 종교에 빠지지 않는 것도 이때문이겠지..
또한 이문열의 색채가 사상적으로 치우쳐져 있다고 알려졌었고 그 후부터는 나는 쉽게 흥분하지 않으려 했었던 것 같다.
나도 그냥 진짜 다른 사람처럼 살고 싶었어.
말하자면 그냥 나도 평범하게 친구 많이 사귀면서 소소한, 매니큐어 색깔이 어느 게 좋냐 그런 얘기나 하면서 말이야. 그후부터는 내 자신을 훈련시켰던 것 같다. 진실을 보고도 모른 척하기. 진실을 알지만 행동하지 않기. 그런 것..
하지만 대학교 입학해서도 나의 소극적인 저항은 끝이 나지 않았음을 스스로 깨닫게 되었다. 나는 작은 공격에도 어떤 성질의 비합리성이 포함되었다는 것-그것의 개념을 잡아낼 수 있었지.. 그 때문에 내가 더 힘들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때는 다른 여자애들처럼 어떤 남자애가 멋진가 이런 생각하면서 살기도 했지만 이제는 페미니즘에 대한 확고한 태도를 굳힌 상태라 얘기 안할래^^
어쨌든 난 픽션에 대해서는 그냥 믿기 싫어졌어
물론 픽션을 읽으면서 어느 정도 사람을 이해할수는 있겠지만 최근 몇년 간 난 왜 이리도 나타나지 않았던 현상- 특히 연애물, 멜로 같은 종류의 영화는 왜 이렇게 터부시하는 지.
모든 게 적당한게 좋다던데.
아무튼 잘 봤어!! 아직 허락받지 않은 내 눈물이 내 빰을 타고 흘러내리는 걸 느꼈어..
그 시대 사람들은 아름다웠어.. 그 후손도 자랑스러워 할거야. 그게 기억에 남아 "부끄럽지도 않냐,, 네 자신이 부끄럽지도 않냐고. 지금 네가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알지도 못하냐고" 공수부대 사람에게 시민이 했던 말. 만약 그 시대 내가 지금과 같은 사람이 되어 태어났더라도. 그렇게 했었을거야.
마치 생생하게 그 만화속 캐릭터의 음성이 들리는 듯하다.
하긴 나는 피상적으로, 통개념적으로 어떤 것을 알고 그에 대해서 머리가 쭈삣 뻗쳐오르도록 책임감을 느끼는 것이 습관화되어있어.
때문에 너의 권유가 나에게는 아주 좋은 도전이 되었어.
점심시간이구나. 예전에 나도 학교식당 잘 이용하지 않았는데 이제 복학하게 되면 학교식당만 다닐려고^^ 싸잖아~~ ㅋㅋ
나는 결코 무겁지 않아. 나는 아주 유치하고 생각보다 단순하다구^^
화이팅!!
































88 이지은  ( 2007.11.30 12:06 )
수정 I 삭제

















강풀의 26년을 보고..
사실 처음에는 이 만화에 몰입이 되지 않았다.
왜냐면 오늘 난 나하고 전혀 다른 것 같은 고등학교 동창과 일촌이 되고 난뒤 그 아이의 가치관이 마치 나에게 흡수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
그 아이와 단순히 - 이름뿐인 상징적인 관계일 뿐이라도- 아주 자연스럽게. 머리까지 바짝 치솟아 있던 도파민의 각성효과는 사라지고 나 또한 그녀처럼 살수도 있다는 생각은 내 약한 방어막을 통과하고 있었어. 예전부터 같은 성(gender)를 가진 친구를 보면 나의 자아를 이입시키곤 했지. 그래서 친구는 알게 모르게 영향을 끼치는 건가봐. 사실 중학교때 마음에 맞는 여자애가 있었는데도- 내가 사귀기엔 그 애가 너무 생각이 깊었던 거지. 나는 그때 놀기 좋아하는 아이였고. (내가 준비가 되면 그 애에게 아주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을 보내는 것도 좋을거라 생각한다)

아무튼 어쨌든, 난 눈물을 자아내는 픽션은 좋아하지 않아.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지독한 사실주의자야. 마치 칼에 찔린 예수의 옆구리속에 손을 넣어봤던 도마처럼. 그는 이율배반적인 인물로- 반예수측으로- 대표적인 비난을 봤고 있던 성경속 인물이지.
어쩌면 나의 사상을 만들어왔던 건 일종의 나르시스즘에서 생긴것일지도 모르지. 내 존재가 커지니 다른 사람의 존재도 커졌고, 동시에 내 아픔도 더 확장되어 사람-집단-국가의 아픔까지 함꼐 느껴야했던 건지도 몰라.
이유야 어쨌든 간에 나는 종종 분노한다. 그가 짓밟은 민주주의라는 설익은 씨앗에 대해서. 나라는 존재가 비록 유약하고 다른 사람의 말과 이목에 쉽게 흔들리는 존재이기는 하지만 어떤 것을 바꿔야한다는 생각을 없앤다면 나는 죽은 거나 마찮가지일거야.
얘기가 갑자기 논리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흘렀구나.
어짜피 그는 지금 권력속의 인물인데-
어짜피 일어난 일인데.
라는 생각은 하지 말자.
그 만화처럼 -나는 강풀님의 사상이 현실에의 숨겨진 진리를 정확하게 꿰뚥고 있다고 생각해. 개인의 삶은 국가의 '삶'을 만든다고. 동의하기 전부터 나는 이미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
오늘은.. 약간 혼란스러운 날이구나.
어제 사실 4시까지 잠을 못잤어. 눈이 시큰거린다. 지금 약간 혼란스럽긴 하지만 괜찮아지겠지. 균형을 잡을 수 있겠지. 내 자신을 믿은 건 요 근래에 와서의 역사인 것 같애(내 인생을 열사로 생각한다면)
자유엔 책임이 따르지.
일찍부터.. 난 그걸 느꼈다.
내가 행동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도 든다.
하지만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나는 해낼거야
가족,친구,그리고 소중한 너.

그렇게 할거야... 꼭!

^^







..... 맹섭이가 추천해준 강풀의 26년.
몰입하기 굉장히 힘들었다 (사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만화는 조석의 마음의 소리)

음... 글쎄. 약간은 짊어진 나의 짐이 별로 버겁지 않고 별일 아니란^^ 생각도 들게 했다.

게시판에 들어와보니 사람이 변하지 않는 다고 생각하는게 이기적인거라는 얘기가 있다. 그렇게까지는 생각안해봤지만 내 경험으로는 변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
그래서 나는 이렇게 버티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점점 이곳이 좋아진다.

cavatina   07.12.01

남기고 싶은 기록을 복사해오신 거군요. 마음의 소리 좋아하십니까?^-^그러면 강풀님 만화는 살짝 취향이 다를지도 모르겠네요. 26년은 끝까지 읽지 못하고 있지만 강풀님 만화도 조석님 만화도 좋아합니다만. 나도 언제 시간내서 확 읽어야지-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