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어린 여자아이가 날 쫓아다녔다.
난 그닥 큰 관심은 없었고..
그냥 진로에 대해 이것저것 대답해주다 보니 말이 통하는 아이라고
느꼈고..
스스로 하찮다 여기던 날 멋있다고 느끼게 해주는 것이 고마웠다.
어째저째하여 그 아이의 구애로 사귀게 되었다.
그런데, 주도권이 그 아이에게로 넘어간듯 하다.
첨엔 그애가 먼저 좋아했는데,
지금은 내가 먼저 좋아하는 것 같다.
나는 남자이고,
그 녀석은 어린 여자일 뿐인데..
솔직히 외모도 내가 아주 좋아하는 외모는 아니다.
근데, 내면에서 이끌려서 인지..
알고 나서부터가 더욱 좋다.
예전에는 그애가 나에게 연락을 먼저하고 더 적극적이었는데..
지금은 내가 더 그런다..
남들은 그게 보기 좋다고 한다.
나도 그게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사소한 말다툼이라도 하면 마음이 많이 아프다 많이 좋아하니까..
사실난 나쁜남자의 탈을 쓴 아주 여리고 착한 남자다.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죽어도 싫어해서 가족에게도 삐에로처럼 구는
그런 사람이니까.. 아무도 내가 여린지 상상도 하지 못한다. 항상 웃고, 밝고 강한 녀석으로 보일뿐..
구차하거나 찌질한 모습을 보여봤자 별로 좋을 것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까..
그래서 이 일기장이 나의 고해성사장소처럼 아주 편하다.
연인간에는,
알게 모르게 오해가 많다. 나도 말다툼을 하게 될지는 몰랐다.
그래도, 날 떠나기 전까진 난 그녀를 놓지 않는다. 난 아무나 함부로 사귀지 않는다.
처음으로 외모가 아닌 내면부터 사랑하게 된 그녀를 어떻게든 잡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