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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아무도안믿어
 가족의탄생.   전화번호 수험일지
조회: 2696 , 2009-03-18 03:01

예전에 이 영화를 보고서는,
왜 이영화가 그토록 평론의 찬사를 받았는지 이해를 못했었다.

내가 늦은 나이에 사춘기를 겪고 있는 지금.
너무나 이 영화가 제시하는 메시지가 와닿는다.

여기의 사람들은,
상처를 상처로 받아들이면 너무나 고통이 크기 때문에.
그냥 무감각하게 받아들이면서 사는 법을 깨닫는다.

상처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살지 않으면,
너무 고통스러워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까.

우리 부모님께 감사한다.
28살이 먹도록, 순수하고 맑게 살 수 있도록 키워주신 것에..
난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랑이 언제 걷혀질까 불안해하며,
살아왔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아픔이 있다.
그것을 합리화하고 그냥 자신의 아픔만 생각하고 막사는 사람도 있고.
되도록 도덕적 관념에 맞추어 살아가려고 하는 사람도 있다.

난 이제 중립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는 눈을 갖추었다.
FM대로 살던 내 본성이 하루아침에는 바뀌지 않겠지만,
너무 착하게만 살면 내가 너무 고통스럽다는 것을 깨달았다.

영화를 보면서, 정말 공감하는 바가 많았다.
처음엔 정말 쓰레기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참. 인생은 좀 더 살아볼수록 느껴지는 것이 많은 것 같다.

나이만 먹었지,
아직 어린아이인 나는..
이제 정신적 성장통을 겪고 있다.
아픈만큼
성숙해지길.













프러시안블루_Opened   09.03.18

좋은 영화 보셨네요.
<가족의 탄생>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영화랍니다.
3번 가량 봤죠.ㅎㅎㅎ

"헤픈게 나쁜거야?"라는 대사가 떠오르네요.

난아무도안믿어   09.03.18

역시. 프러시안 블루님의 내공은 따라갈수가 없네요.
전 이제야 그 영화를 겨우이해했는데..28살이면, 너무 늦은거 아닌가요? ㅎ.
헤픈게 나쁘다고 인정해버리면, 그 여자아이의 삶이 너무 가슴아프게 되니까.. 그냥 아무렇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고 사는것..
그런데, 바뀔 수 있을까요? 그 여자아이는..
봉태규는..모든 걸 감싸안고 있는데..그 아픔을 다 감싸줄 수 있을까요?

프러시안블루_Opened   09.03.18

저는 이 영화를 조금 다르게 봤는데요.

이 영화에서 정상적인 혈연관계는 문소리와 엄태웅밖에 없는데
사실은, 가장 엉망인 가족이죠.

그러나, 정상적 혈연관계가 아니지만 가족으로 맺어진
공효진과 봉태규,
문소리와 고두심,
문소리와 봉태규 여친이 훨씬 더 가족답습니다.

저는 이영화가
엄태웅이 상징하는 남성의 역할 (씨만 뿌리고 책임은 지지 않는 무책임한 가부장), 그리고 가족의 의미에 대해 철학적인 질문을 하고
있다고 봤어요.
"콩가루 가족"가 나쁜거야? 이렇게요.

한국 영화에서 지금껏 없었던 질문이었고,
그래서 이 영화가 좋답니다

난아무도안믿어   09.03.18

저도 계속 귓가에 멤도네요. 무표정하게 내뱉는 진짜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 공감능력이 없는 듯한. 사이코패스 같은 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