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그 사람과 공유하던 일기장에 쓴 글이다.
언제나 스스로를 고립시키던
외로운 내 마음에 바람과 향기와 빛으로 가득차게 해주던 사람...
그때의 그 일기처럼 나는 그 사람조차 잃어버리고
여전히 스스로에게 갖혀 있는 것 같다...
그 사람에게 나만의 마지막 인사를 남겨 놓고도
난 여전히 그곳에서 떠나지 못한채
매일 내 마지막 인사를 혼자 되뇌이고 있다.
잘한거라고...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하며
이젠 혼자 그 사람에게 독백할 수 있는 공간조차 잃어 버린게
너무나 서럽지만
그래도 잘한거라고...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한다.
그도 언젠가 외로운 날...
그 날 한번쯤은 내가 기억이 날까...
그럼 이 곳을 다시 찾아 올까...
내가 늘 그 사람과의 시간을 감사해 한다는걸...
소중하게 생각한다는걸...
그 사람은 알고 있을까...
그저 수많은 미련들이지만...
결코 쉽게 떨칠 수 없기에 미련이겠지...
내 마음의 창은..
너무나 많은 먼지가 뽀얗게 내려 앉아서...
너무나 긴긴 시간 열지 않아 녹이 슬어서...
더이상 창 밖의 세상이 보이지가 않아...
처음엔 가끔 호호.. 입김을 불어 닦아낸 유리창 너머로
사람들을 바라 보기두 하고 길가의 풍경도 구경했지만
어느 날 부터인가.. 내가 지른 빗장이 오히려 사슬이 되어
날 가두는 자물쇠가 되어 버린거 같다...
처음엔... 열어둔 창문 사이루 쏟아 들어오는 햇빛이 너무나 눈부셔
내가 속하지 못하는 저 밖의 세상이.. 너무나 그리웠지만...
이제는 내가 가둔 나만의 작은 방이..
내가 유일하게 안전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되어 버렸다...
세상에 두려운 것이... 너무나 많아...
여전히.. 바보 스러운 나는 저 밖으루 걸어 나갈 용기가 없다...
그렇지만...
가끔은 호호.. 입김을 불고 뽀얀 먼지를 닦아내고...
푸른 하늘을... 시린 새벽을... 엿보구 싶어진다...
내가... 눈감기 전에는 내가 가둔 이곳에서 벗어 날 수 있을까... 2003/11/28 21:0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