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4667 , 2011-06-16 03:14 |
일기를 읽다가 얼마 전에 본 한 영화를 떠올렸어요.
폭설이 내린 날, 강의실에 선생과 제자 둘 달랑 셋이 앉아있는데
자기한테 궁금한 거 없냐는 선생의 말에 제자가 그래요.
Q : 선생님, 성욕은 어떻게 이겨 내세요?
선생이 대뜸 이래요.
A : 누가 이겨낸다 그랬어? 누가 성욕한테 이기냐? 너 그런 사람 본 적 있어?
그런 사람 있다고 얘기나 들어 본 적 있어? 안 돼! 그러니까 고민하지마..
절대로 놔지지 않는 욕심이라면 놓아버리는 것을 단 하나의 해결방법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괴롭고 소모적이기만 할 뿐.
대신 거기에 덜 집중하도록 무게중심을 자신 삶의 다른 영역으로 옮기려는 노력은 가능할 것 같아요.
그러다보면 문제의 양상도 문제를 바라보는 나 자신도, 그러니까 안목이나 생각, 대처능력 따위들도
어떤 식으로든 서서히 변해가는 거니까... 그동안은 견디는 거 외에는 별 도리가 없는 것 같아요.
안간힘을 다해서.
그 영화에서 제자가 또 물어요.
Q : 왜 사랑하세요?
A : 살면서, 정말 중요한 것 중에서 내가 왜 하는지 알고 하는 건 없어. 아니, 없는 것 같애.
정말 수긍이 가더군요.
내가 왜 하는지 알고 하는 것도 아닐 바에는 대부분의 고민들도 결국 소용없는 것들이 되고 말겠지요.
불어닥치는 바람을 가르며 뚜벅 뚜벅 걸어갈 밖에는.
바람이 잦아들고 잔잔해지는 날들도 있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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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희의 영화>(2010) 옥희, 진구, 송감독의 강의실 대화
http://blog.naver.com/limes92?Redirect=Log&logNo=124145555
closer
11.06.16
오. 좋은 답변이네요..역시 티아레님^^ |
티아레
11.06.16
ㅎㅎ 그것이 정답!^^ |
closer
11.06.16
항상 티아레님 일기 잘 보고 있어요. |
클로저
11.06.16
블로그 출처를 따라가서 대화원문을 모두 읽었는데 다 공감가는 말들이네요. |
티아레
11.06.16
저도 그 대화가 참 마음에 들어요. |
tlsdmsdb6839
11.06.16
뭔가 깨달음을 주는 글이에요.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