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과 달.
퇴근 후에 집에 들어가는 것이 싫어졌다.
집으로 바로 향하는 버스를 그냥 보내버리고,
일부러 이 버스, 저 버스 옮겨탄다.
노을 지는 태양빛에 그냥 하늘만 바라보다가 정말 훌훌 털고 떠나버리고 싶다.
내 발목을 잡는 것들만 아니라면.
그래, 어쩌면 내가 사는 이유가 그것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떠나지 못하는 이유가 내가 사는 이유가 되는 아이러니함.
지난해에도, 난 이 계절, 이 달에
떠나고 싶다고 했던 것 같다. 거제도로 떠나버리고 싶다고.
응.
바다보고 싶다.
느태방파제에 다시 가고 싶다.
그냥,
단 24시간만 내 발목을 잡는 것들을 내려놓고
온전한 내 시간을 갖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