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워 │ troi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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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해야 할 것 같다.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그래, 외롭다. 외로워 죽겠다. 나도 누구를 좋아하고 싶고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이랑 같이 있고 싶다. 같이 놀고 싶고 같이 밥 먹고 싶고 같이 이야기하고 싶다. 맨날 어려운 고민들 하기 싫다. 복잡한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 나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친구들이랑 어울려서 놀고 싶다.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고민이 많은지 모르겠다. 혼란스러운 것도 많다. 도대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지? 이럴 때면 아버지라는 사람이 미치도록 밉다. 어떻게 해버리고 싶을 정도로 밉다. 왜 그랬을까. 그러지 말지. 정말 그러지 말지. 진짜 안 그랬으면 나 정말 좋았을 텐데. 왜 나를 이렇게 힘들게 만드는 걸까. 진짜 원망스럽다. . . 그래 이 모든 게 나의 솔직한 마음이겠지. 억압하지 말자. 들어주자. 외로워. 나도 사랑 받고 싶어. 친구들이랑 같이 놀고 싶고 얘기하고 싶어. 같이 여행도 가고 싶고 놀러도 가고 싶어. 나도 심심해. 외로워. 나랑 놀아줘. 나 좀 사랑해줘. 나도 다 필요해. 혼자 있기 싫어. 나도 같이 있고 싶어. 같이 있어줄래? 나는 거절 당하는 게 무서워. 내가 놀자고 했을 때 싫다고 할까봐 무서워. 거절하지 말아줘. 거절 당하는 건 싫어. 나를 좋아해줘. 나를 아껴줘. 나를 특별하게 생각해줘. 특별하지 않은 건 싫어.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줘. 좋은 친구로 생각해줘. 그래줘. 나도 그런 걸 바라. 혼자 있고 싶어하는 게 아니야. 뭐든지 고민하고 싶어하는 게 아니야. 그런 거 다 필요 없어. 나는 그냥 외로워. 나도 같이 놀고 싶어. . . 네가 다가오면 나는 무서워. 내가 마음을 열면 네가 가버릴까봐. 나중에는 나랑 안 놀아줄까봐. 무서워. 안 그럴거지? 나랑 계속 놀아줄 거지? 나 안 싫어할 거지? 믿을게. 믿는다? 믿어도 되지? 내가 너 해달라는 거 안 해줘도 나 안 미워할 거지? 너는 그런 사람 아니지? 우리 아빠는 그랬단 말이야. 내가 좋다면서 맨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하고 내가 싫다고 하면 화냈단 말이야. 너도 그럴 거야? 너도 너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내가 싫다고 하면 나한테 화낼 거야? 아니지? 우리 아빠 같은 사람 아니지? 믿어도 되지? 우리 엄마는 나를 안 좋아했어. 나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많았단 말이야. 내가 컵을 깨면 나보다도 컵 걱정을 했단 말이야. 너는 내 걱정을 해줄 거니? 너한테 그런 걸 바라도 되겠니? 날 실망시키지 않을 거야? 무서워. 모두모두 무서워. 나 또 상처받을 까봐 너무너무 무서워. 나 또 불행해질까봐 또 울어야 할까봐 너무너무 무서워. 믿어도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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