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이렇게 외롭고, 공허하고, 무서울까? │ 치유일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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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과제를 하는 중이다. 관심 있는 정신과정이나 행동을 선택하고 심리학적 이론과 관찰을 바탕으로 자기 자신에 대해서 분석해보라고. 사실 나 자신에 대한 분석은 언제나 해오던 일이긴 하다. 그런데 막상 이론을 바탕으로 참고 문헌을 제시해서 보고서를 쓰라하니 조금 막막하긴 하다. 어쨌든 내가 요즘 관심을 갖는 주제는 나는 왜 늘 혼자인 느낌일까, 그러니까 왜 기댈 사람이 없는 느낌이 들까. 그래서 결국에는 나는 혼자이고 딱히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지낼 필요는 없다는 이런 생각이 드는 걸까. 그래서 결국은 모두를 거부하고 혼자 방에 틀어박힌다 해도 절대로 행복하지 못하고 오히려 고통스럽다. 사람을 이렇게 찾고 있는데도 어째서 이다지도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을 밀어내는 걸까? 나도 같이 있고 싶다. 나도 좀 징징거리고 싶고 나도 좀 편히 기대고 싶다. 무슨 말을 하든 받아줄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나를 버리고 갈까봐 무섭다. . . 너는 너고 나는 나다. 너의 감정은 너의 것이고 나의 감정은 나의 것이다. . . 억지로 쓰라니까 진짜 안 써진다. 그냥, 궁금하다. 나는 왜 근본적으로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 같이 느껴지는지. 사람이 좋기는 하지만, 반갑기는 하지만 어쨌든 그 사람들은 다 나의 영역 밖에 있는 사람들이다. 이 철저한 벽. 나만의 공간. 그 안에 들어가 자주 혼자가 되는 나. 그것이 편했던 걸까? 그랬겠지, 엄마와 아빠 틈바구니에서 살려면 그럴 수밖에 없었을 거야. 나를 사랑하는 사람도 내가 사랑할 사람도 없었던 세월, 오히려 나는 증오와 경계, 의심만을 키울 수밖에 없었지. 어차피 엄마 아빠는 나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들이 아니었어. 아니다, 돈을 주었지. 내게 집을 주고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주고 돈을 주었어. 하지만 나는 너희들이 조금도 좋지 않았어. 엄마는 조금 좋았다. 요즘들어 싫긴 하지만. 생의 가장 긴밀한 인연들과 떨어지려 끊임없이 애쓰고 있는 것이 나를 이렇게 외롭게 만드는 걸까? 그러니까 아빠와 엄마를 좋아하지 못하고 그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 나를 이토록 '혼자'이게 만드는 걸까? . . 나는 아빠가 싫다. 엄마도 싫다. 다들 무책임하고 어린애이고 자기 자신밖에 모른다. 내가 무언가를 토로해도 돌아오는 것은 나의 이야기에 대한 답변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이야기다. '그래서 나는-' 이라고. 때문에 나는 엄마, 아빠에게 그다지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는다. . . 어차피 이야기해봤자 결국은 혼자. 아 이 주제는 아니다 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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