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같다 │ 20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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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락 & 재회 목요일. "잘 지내?". 헤어진 남자친구. 두달 사귀고 두달만의 연락. 커피. 만남. 왜. 난 잘 있었지. 속으론 힘들었지만 힘듦도 서서히 끝이 보이는. 너는 말랐구나. 집에 가는 길. 다음주 밥을 먹자고?. 왜. 솔직히 설레였고 다시 보고 싶다는 문자. 이 남자가 나와 뭘 하자는 겐가...두어달 지나보니 아닌 것 같았던 내가 생각난 건 정말 내가 아쉬워서가 아니겠지 자신의 말대로 보기 전부터 설레이고 만나서 좋았다는 건. 당신이 외로워서였겠지 그리고 나를 바라보며 웃고 나를 바라보며 심각해하던 당신이 좋았던 나는. 지금의 내 마음이 궁금했었어. 봐도 울컥하지 않고 덤덤히 웃을 수 있는지. 나는 괜찮더라. 하지만... # 생각 나는 열심히 생각했어. 이사를 하는 동안에도. 외갓집에 간 동안에도. 대구오는 길에도. 다녀와서도.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순간까지..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계속 했지. # 생각의 끝 오랫동안 생각을 계속 했어. 내가 당신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 일기를 쓰고 있는 거구나-란 사실을 깨닫기까지. 나는 이제. 어떻게. 쉬운게 없다. 정답도 없다. 그냥. 생각하고 생각했더니 그 끝에 아직 당신이 그리워 다른 사람을 만나도 마음을 줄 수 없었던 내가 있었을 뿐. 생각의 결과가 그거라니. 내가 바보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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