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_뇌 │ troi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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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집에 있었더니 뭔가 뇌가 잠자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뇌의 겉부분은 깨어있는데 아주 깊숙한 중심부는 아직도 잠자고 있는 듯한 느낌. 뇌와 가까운 부분만 뇌의 직접적인 명령을 받고 있고, 뇌와 먼 부분, 손가락이라든지 다리 같은 곳은 그저 자신이 미리 알고 있는 대로 움직이는 듯한 아득한 느낌. . . 음, 하지만 이런 느낌이 그다지 불쾌하지는 않아서 요즘 들어 집 안에 있을 때 나 자신을 이런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그러나 딱히 상쾌한 느낌은 아니다. 순간의 충동을 못 이겨 마구 먹어놓고 너무 배불러 괴로워할 때와 마찬가지로 뇌가 나른한 그 느낌이 좋아 뇌를 깨우지 않지만, 저녁 쯤이 되어서는 뭔가 견딜 수 없이 답답해져버린다. 바깥으로 나가 바람도 좀 쐬고 산책도 하고 풀냄새도 좀 맡다보면 괜찮아지기는 한다. 하루 종일 책을 읽고 컴퓨터를 하고 TV를 보고 생각을 하지만 그것만 한다고 뇌가 깨는 것은 아니다. 사고를 담당하는 뇌는 깨어있지만 운동을 담당하는 곳은 깨어있지 않은 걸까. 아무튼 활동적이지 못하니 사고도 당연히 활동적이지 않다. . . 아침에 일어나면 책을 펴거나 노트북을 켜거나 TV를 켜는 대신 바깥으로 나가 좀 걸어야겠다. 그렇게 해서 뇌를 깨우고 하루를 시작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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