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가는 존재" 님이 꼭 보셨으면 합니다.   고백
  hit : 2566 , 2014-05-05 00:27 (월)

이 글은 어떻게 보면 제 그리좋지않은 과거에 대한 기억들을 다시 끄집어냄과 동시에 "미쳐가는 존재" 님께 꼭 해드리고 싶은 말들이 쓰여있는 글이 될 것 같습니다.

미존님의 예전 글들을 보시면 어렸을적 부터 폭력이라던지 안좋은일을 많이 당하고 그게 마음속에 쌓이고 쌓여서 자기자신을 세상으로부터 방어하는것 같다고 생각을 했습니다.(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저도 학교다닐때 폭력을 굉장히 많이 당했었습니다.


근데 그게 처음엔 애들이 무섭고 세상이 우울하기만했고, 학교가 끝나고 집에가는 길에 혼자서 중얼댔습니다 "내일은 애들이 나에게 어떤 이유로 시비를 걸고 어떤식으로 날 때릴까" 아침이 되도 학교가기전 항상 두려움에 빠져서 이런 부정적인 생각들이 제 숨통을 꽉꽉 조여왔죠.

그때 전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심리적 압박감에 잠도 제대로 못자고 항상 무슨일이 생길까에 대한 두려움과 초조함에 단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면서 살았습니다. 이땐 친구한명도 없었고 맨날 뒷통수나 맞고 배신만 당해서 자살까지 결심했었던것 같습니다..

그렇게 전 제 자신에게 더욱더 "악"해지고 맨날 벌벌떨기만한 제 자신이 너무나도 혐오스러워서 마음을 독하게 품고 점점 성격이 이중인격자가 되기 시작했었습니다.

그리곤 학교에서 마음먹고 있었던 일이 터졌죠.

항상 절 때리던 쓰레기새끼들중에서도 딱가리짓이나 하면서 강아지새끼마냥 뒷꽁무니 졸졸 쫓아다니는 쌘척하는 부류의 애들이 몇명 있었는데 그중에서 제발 누군가가 나에게 시비한번만 걸어줘라 하고 계속 머릿속에 애니메이션을 그리며 때리는 구도까지 하나하나 섬세하게 상상했습니다.

점심시간이 되기전 미술시간때 제가 그토록 원하던 사건이 터져버렸죠.

저에게 시비를 걸어줬으면 했던 그 강아지새끼는 제 샤프를 빌려간다고 하길래 전 알았다고 했습니다.

근데 그 새끼는 절 비웃으며 "병신 ㅋㅋ" 이러곤 제 샤프에 있던 샤프심들을 다 꺾어버렸습니다.

여기서 제가 그토록 바라던 시비가 먼저 시작되었고 전 머릿속으로 계속 상상해오던 시나리오를 재빠르게 실행해 나갔습니다.

온갖 욕설이란 욕설은 다 퍼부음과 동시에 그때 제가 필통이 철로 된거였는데 그 철필통을 한손에 꽉쥐고 일어서서 앉아있던 그 새끼의 정수리를 정말 수도없이 내려 찍었습니다.

그땐 수업시간이였기에 미술선생님은 갑자기 일이터져서 아무말도 못하고 벙쪄서 당황하시고 한참 뒤 그만하라고 말을 더듬던 기억까지 생생히 납니다.

전 그때 똑똑히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이제 더이상 맨날 뚜들겨맞고만사는 바보새끼가 아니고 니네한테도 똑같이 되갚아줄거니까 잘 지켜보라고" 이렇게 독기를 품고 폭행을 저질렀습니다.

전 항상 애들한테 맞았기에 그런 절 주위에서도 맨날 비웃고 그냥 굴러다니는 돌 취급하듯 까기만 했었습니다.

어떤날은 항상 절 때리던 애들이 학교끝나고 학원가기전 절 학원근처 지하주차장에 끌고가서 구석으로 몰아넣고 지들끼리 가위바위보를 한 후에 이긴사람이 절 때리는 식으로 샌드백 치듯이 마구 때리고 또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사람이 절 때리고..

그래도 울지 않았습니다. 울기까지 해버리면 진짜 제 자신이 너무 초라해지고 병신 취급을 받을까봐 무서워, 계속 맞기만 했습니다.

맞으면서도 안아픈척하고 이빨이 으스라질정도로 고통을 씹고 또 씹었습니다.

그러던 제가 마음을 독하게 먹고 폭행을 저질렀던건 어떻게 보면 세상에 대해 절 보호하고싶고 날 만만하게 보지말라는 일종의 표현이였던것같습니다.

다른사람은 못지켜줘도 아무리 남한테 피해만 주고 부모님에게 관심조차 받지 못했었지만 제 자신만큼은 이렇게 사는게 너무 비참해서 대항했던것 같습니다.

(물론, 절대 제가 폭행을 저지른것에 대해 잘했다는 말도 아니고 이따위 말들로 합리화 시키려는것도 절대 아닙니다.)

선생님들에게 용기내서 말해보아도 다 부질없고 쓰잘데기없는짓에 불과했습니다.

제 얘기는 안중에도 없고 시험문제 출제하기 바빴던 인간들이였으니까요.

그렇게 아무도 제 말을 들어주지도 관심을 가져주지도 않았고 전 스스로 용기내서 상담소를 찾아가 상담선생님에게 상담을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시간이 지난 후엔 어느정도 마음에 안정을 되찾게 되었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은 긍정적으로 변하기 시작하면서 상처들이 하나씩 치유됬었습니다.

제가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었던건 부모님에게도 주변 사람들에게도 느끼지 못한 인정과 배려심이 상담선생님 만큼은 절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었고 제가 하는 얘기를 하나도 빠짐없이 귀 기울여주시고 진심으로 절 걱정해주셨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항상 전 누군가에게 피해만 줬을 뿐, 그런 저에게 상담선생님만큼은 크나큰 신뢰가 생긴 사람이였고 그저 감사할따름이였습니다.


물론 미존님이 저랑 같을 순 없습니다.


하지만, 저도 뭔가 미존님과 비슷했던것같아서 전 전문의와 상담을 받으며 어느정도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었는데 미존님도 혹시나마 상담을 받게된다면 조금씩이라도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지 않을까해서 추천해본것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기에 어느 누군가가 보면 제 글을 보고 "정말 성의없다" 이렇게 느낄수도 있겠죠. 하지만 무작정 님글을 대충읽고 "전문의랑 상담해보세요"  하고 댓글을 싸지른것은 절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미존님이 밝고 긍정적인 사람으로 변했으면 하는 마음에 몇 자 끄적여봤습니다..

모든일이 다 잘 풀릴겁니다, 진심으로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

두등어  14.05.05 이글의 답글달기

읽고 많은 아직 젊은 저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합니다

티아레  14.05.05 이글의 답글달기

훈남..
이런 깊은 얘기 나눠주셔서 고마워요.
이런 따뜻한 형아들이 있어서 든든해요.
글도 참 잘 쓰시고 멋져요~

Jo  14.05.08 이글의 답글달기

저도 누군가에겐 상담선생님 같은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제가 제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이기도 하구요.

   가지마세요 14/05/29
   숨 깊게 들이마셔요 [2] 14/05/18
   세상에 안힘든 사람 없다. [6] 14/05/06
-  "미쳐가는 존재" 님이 꼭 보셨으면 합니다.
   슬퍼하지말아요 [4] 14/05/03
   '친구' [14] 14/05/03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것 [16] 14/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