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세상사는얘기
  hit : 2383 , 2014-05-03 00:33 (토)

전 어렸을때부터 배신을 여럿 당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싫었습니다 사람이 두렵고 무섭고 대인관계과 원할하지 못해서 저도 모르는 사이 우울증이 생겨버렸죠.

앞에선 가식, 뒤에선 호박씨.

그저 사람들이 다 원망스러웠습니다.

인터넷에 편하게 죽는방법도 검색해봤고, 수업시간에 일부러 커터칼로 손가락을 베어버린후 관심을 끌기위해 그런 미친행동을 했었습니다.. 그렇게 피를 흘리는 모습을 주변 아이들이 보면 절 보고 걱정해줄줄알고 친구가 되는줄 알았습니다.

말그대로 전 "외톨이" 였습니다.

진짜 저와 마음이 맞는 친구들을 만나도 항상 대인관계에 있어서 더욱 더 신중해지고 사람을 조심스럽게 여기곤 했습니다.

사람은 믿을게 못되기에.. 믿을건 나 밖에 없기때문에..언제 내 뒷통수를 칠지 모른다는 생각에..

그렇게 그냥 무미건조한 삶을 살면서 학창시절 아이들끼리 서로 장난치면서 웃고 떠드는 모습, 정말 친해보이는 모습들이 마냥 부러움과 동시에 화가 치밀었습니다.

"왜 나는 저렇게 행복하지 못해야해?" "왜 내가 믿었던 친구들은 다 내곁을 떠나간거지?" "왜 다들 날 싫어하지.."

제가 어렸을때는 주변 친척들도 저에 대해 말하길 "너무 얘가 산만하다, 시끄럽다" 할 정도로 성격이 활발하고 천진난만했는데 크면 클수록 점점 숫기도 없어지고 말도 별로 안하게되고 그저 아무 방해받지않고 그냥 '혼자' 라는것에 너무 익숙해져버렸습니다.

다른아이들이 농구하고 축구하고 피시방가고 노래방가서 실컷 소리도 지르며 놀때 전 항상 혼자였습니다.

전 제 생각들을 노트에 빼곡히 써내려가며 긴 시간들을 홀로 방황했어야 했습니다.

물론 친구가 아주 없던건 아니죠 같이 붙어다니는친구들도 있었지만, 전 같이 다니면서도 항상 초조하고 불안에 떨어야만했고 사람을 믿을 수 없게되버렸습니다..

왠지 이 친구가 지금 나에게 가식을 떨고있는것만 같고 웃기지도 않으면서 억지로 웃는것만 같고 모든게 싫고 역겨웠습니다

그렇게 전 시간이 흘러 제가 먼저 친구들 곁을 떠나가게 되고 또 다시 혼자가 되버렸습니다

중학교에 올라서 처음 같은반친구들이 배정이 되는데 너무나 무섭고 떨리고 두려웠습니다.

사람이라는 자체가 너무 무서워서 다가설수조차 다가와주기조차 바라지 않았고 그냥 혼자인게 제일 편하고 마음이 놓였습니다

그렇게 혼자인채로 보내다가 한참을 우울한마음과 함께 더이상 이렇게 살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지 라며 반성하고 또 반성하고 용기를 조금씩 냈습니다.

그리곤, 아이들에게 먼저 다가갔습니다.

그러다 만난 친구녀석이 한명 있는데 저와 마음도 굉장히 잘맞고 왠지 이 친구는 날 진심으로 대해준다는게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전 이 친구에게 조심스럽지만 천천히 마음을 열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꽤 친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점점 서로에게 힘이되고 의지할 수 있는 사이가 되어서 다 털어놓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친구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처음에 목소리를 엄청 떨면서 말하길래 놀라서 제가 무슨일이냐고 물었습니다, 어디 다쳤냐고 괜찮은거냐고, 친구는 부모님이 부모님같지 않다면서 저에게 모든걸 다 털어놓고 말하는도중 갑자기 말이 없어져서 왜그러냐고 물었더니 울면서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너밖에 없다" 면서 서글프게 우는데 휴대폰에서 흘러나오는 친구의 울음소리에 저도 말을 잇지 못하고 그저 들어주었습니다.. 

날 진짜 신뢰하기에 이런 진지한 고민과 문제를 털어놓을 수 있는거구나 생각하며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전 처음으로 사람에게 격려와 위로라는걸 해보았고, 힘내라며 따스하게 위로해주고 마지막으로 약속한가지를 했습니다.

"OO아 내가 진짜 거짓말안하고 5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도 항상 네 고민 들어줄테니까 언제든지 주저말고 힘들거나 지칠때 꼭 연락 해라, 너에게나마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으면 나도 기쁘다 그러니까 항상 힘내고 당당해져야 된다" 하고 그렇게 위로의 말을 남기고 이후에 사이는 더욱 더 친밀해져서 세상에 둘도없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이 가장 친한 친구를 마지막으로 본게 19살때입니다. 시간이 흘러서 지금 저는 다른지역 먼곳에서 회사를 다니느라 그 친구를 볼기회가 너무나도 적긴해도 꼭 연락은 서로 하면서 지냈습니다.

그리고 어제 새벽 제 가장 친한 친구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살기가 너무 힘들고 막막하다는 연락에 잠을깨고 바로 무슨일이냐며 위로섞인 말투로 조심스레 물었습니다.

친구는 진짜 매우 하기힘든말들을 저에겐 다 털어놓고 합니다.. 부모님에게도 차마 하지못하는 말들을 말이죠.

전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진지하게 들어주고 때로는 따스하게 위로해주고 때로는 냉정하게 사리분별을 할 수 있도록 조언도 해줍니다.

친구는 항상 저에게 고맙다고합니다, 저 또한 친구가 저에게 고민을 털어놓을때마다 친구에게 그리고 또 나에게 고맙다는 생각을 합니다.

내가 누군가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고 같이 공감할수 있음에 고맙고 이 친구가 나를 믿고 나에게 자신의 크나큰 고민과 문제들을 다 털어놓으며 속에 있는 감정들을 저와 함께 기쁘면 기쁘고 슬프면 슬프고 화가나면 화가나고, 이 모든걸 다 공유한다는 것에 대해 친구는 절 신뢰하고 있다는것에 대해 조심스러우면서도 고맙습니다.

제가 만약 아주 예전에 용기한번 내지않고 그냥 평생 혼자 살기로 마음먹었다면 지금쯤 전 어떻게 살고있을까요 너무나도 끔찍합니다.

전 지금 행복합니다, 날 믿고 모든걸 다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것에  고맙고 행복하지만 더 큰 행복은 내가 만약 죽는다면 바로 장례식장에 달려와서 진심으로 울어줄 수 있는 유일한 친구가 있다는 것에 대해 행복합니다.

저에겐 "친구" 라는 진짜 소중한 재산이 제 곁엔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 곁에도 모든걸 서로 공유할 수 있고 다 털어놓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친구가 있나요 ?

없으시다면 용기내보세요! 서로의 인생을 공유하고 믿을 수 있는 친구는 분명 어딘가에 꼭 있을겁니다.

전 비록 젋은 나이지만 인생 헛살진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정말 감사하고 행복한 하루입니다 ^^..



두등어  14.05.03 이글의 답글달기

감사하고 행복한글입니다 당신의글이 세상을 행복하게합니다

두얼굴  14.05.03 이글의 답글달기

제가 더 감사할따름 입니다 . 제 글을 읽고 행복함을 잠시나마 느끼셨다면 저는 더더욱 뿌듯하네요, 제 글이 세상을 행복하게 해주신다는 거창한 표현을 써주셔서 약간 쑥스럽네요 ^^;;

 14.05.03 이글의 답글달기

아....얼굴님
완전 멋진 친구네요!
저도 얼굴님같은 친구 만나고
싶어요ㅠ

두얼굴  14.05.03 이글의 답글달기

ㅎㅎ 분명 어딘가 스마일님을 기다리고 있을거에요 ^^

 14.05.03 이글의 답글달기

얼굴님이 되어 주신다고는
안 하시네요 흑흑....^^

두얼굴  14.05.03 이글의 답글달기

ㅎㅎ 제가 되줄게요 ! 이런 말을 쓰려다 그냥 지워버렸습니다.
막상 쓰려고하니 언뜻보면 겸손해보이지 못한것같아서요 ^^
그래도 된다면야.. 당연히 친구 되어드리죠!!! ㅎㅎㅎ

 14.05.03 이글의 답글달기

아..머예여~~~*÷*
진짜 그런거였어요?
지나치게 심하게 좋은 성품을
지니셨네요..제가 사람을 좀 보죠^^

알겠어요..고민이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생길때 꼭 들어주세요.. 도망가지 말구여^^

두얼굴  14.05.03 이글의 답글달기

ㅎㅎ.. 언제든지 "꼭" 들어드릴게요 ^^ !

 14.05.04 이글의 답글달기

댓글을...말이죠..
혼자 착각하며 읽는것도 고민인거죠? ^^

두얼굴  14.05.04 이글의 답글달기

음? 저에게 고민이있는건가요? 쪽지로라도 다 털어놓으세요 ^^~

 14.05.04 이글의 답글달기

(ㅎㅎ.. 언제든지 "꼭" 들어드릴게요)...를
읽다가...

어머 ! 나 무거운데 들수있을까? ㅋㅋㅋ
이런 엉뚱한 상상을 하는것도 고민인거냐고....요^^

이해 오키 ?? ^^
저가 좀 유머러스해요 나쁜 사람은 아니구요ㅠ

두얼굴  14.05.04 이글의 답글달기

와 ㅋㅋㅋㅋㅋ 센스쟁이신데요?? 생각치도 못했는데 ㅎㅎ
무슨말인지 이해했어요 ! ㅎㅎ

 14.05.05 이글의 답글달기

얼굴님...

글 읽고 울컥 했네요ㅠ
잘 주무세요.

두얼굴  14.05.05 이글의 답글달기

^^.. 안녕히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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