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동안.   지난 이야기
  hit : 2501 , 2014-08-18 10:45 (월)

 휴가도 끝났는데 다시 돌아온 휴가같은 연휴랄까.
 팔이 부러져 한손으로 운전하는 당신이 안쓰러워 멀리 가자고는 못하고.
 근처 산사에 가서 바람이나 쐬자했다.
 버섯전도 유난히 먹고 싶었고.



 가을날씨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하고 낮에는 덥진 않고 활동하기 좋은.
 곧 10월이 돌아온다.
 

 당신은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투덜투덜한다.
 나는 그런 당신을 위로하며 힘내라고 응원하고,
 당신은 그런 날 보며 씨익- 웃어보인다.


 승아네 카페로 가서 보이차를 마시며 책을 보는데
 승아 남자친구가 내게 괜찮냐고 묻는다.
 나는 괜찮은데, 왜 다들 괜찮냐고 걱정하는지 모르겠다며 웃자,
 고개를 끄덕이며 씩씩해서 좋다고 말한다.
 승아는 내게 몸에 좋은거라며 프로폴리스를 주고, 나는 으웩-하며 단숨에 삼켜버렸다.
 깔깔깔 웃는 승아 뒤로 당신이 나타났다.

 뭐 좋은일있어?
 아니, 진아 몸에 좋은거 줬어요.
 잘했어-, 커피 이런거 주지마.
 나를 빼놓고 둘이, 아니 셋이 히히덕 거린다.

 팔이 부러져 당분간 낚시는 힘들겠다며 울상인 당신과
 이제 낚시에 입문한 승아 남자친구가 열심히 이야기를 나눈다.
 릴 이야기를 하고, 루어 이야기를 하고, 쏘가리낚시 이야기를 하고.
 팔이 다 나으면, 넷이 도시락 싸서 낚시하고 소풍가자고.
 내가 코웃음을 치며, 카페 하면서 주말에 쉴려고? 했더니
 화요일 정기휴일인데- 다같이 화요일에 회사 째고 가지뭐, 하고 웃는다.
 말도 안돼~
 당신도 킥킥 거리며 웃는다.
 
 근처 산사로 가서 걷다가 버섯전과 동동주를 주문하고 식당 마당에 앉는다.
 하늘은 높고 바람은 시원하다.
 당신의 어릴 적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내 어릴 적 이야기를 해준다.
 큰딸이라고 아빠가 나를 많이 챙겼다고.
 당신은 운동을 하고 싶어했는데 아버지가 반대하셨다고.
 형제 셋 중 둘째라 약간의 트라우마와 상처를 가지고 있는 당신을 위로한다.
 앞으로 다 잘 될거라고. 잘 하고 있으니까. 잘 해내왔으니까.
 동동주 한잔을 들이키고 와, 맛있다 하니 당신은 이제 그만이라고 내 잔을 뺏는다.
 
 빨리 팔 나았으면 좋겠다.
 왜?
 그냥 보기에도 불편하구.. 멀리 놀러가자고도 못하구.. 잠도 설치니까 피곤해보이구.
 괜찮아, 그리고 낫겠지. 추석 전엔 풀 것 같아, 깁스.
 다행이다. ^^ 나, 포도 작년처럼 두 박스 싸줘.
 집에 갖다드리게?
 응응. 자기네 포도가 젤 맛있어, 송이도 크고.
 넌 포도도 안 좋아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당신은 몸은 괜찮아? 하고 묻는다.
 병원 가는 날이 언제랬지? 같이 갈까?
 아니. 2주 뒤에 화요일에 가. 혼자 가면 되지, 회사 가야잖아.
 혼자가서 치료받고 또 돌아오는 길이 서글프잖아.
 나 치료받는 시간동안 당신 심심해서 안돼.
 그게 걱정이냐?
 응. 히히..
 당신은 웃는 날 보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다 같이 웃어버린다.

 
 아픈사람 취급하지마. 싫어. 그냥, 평소대로 해.
 신경쓰이니까, 걱정되니까 그렇지.
 괜찮습니다요. 약도 잘 먹고, 밥도 잘 먹고 다니니까 걱정마세요.
 당신은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내일은 제사라며, 친척들이 다 모일꺼라고 한다.
 어머님 좀 도와드리구 해. 혼자 힘드시겠다, 재수씨도 임신해서 힘들텐데.
 그래야지.. 

 















 비가 제법 온다.
 한쪽 팔로 운전하기 힘들텐데, 비까지 온다며 투덜투덜하자
 당신은 괜찮다고 조심해서 다녀올께- 한다.
 통밀빵 한조각과 두유 반 정도를 먹으니 배가 부르다.
 빗소리를 들으며 책 읽으며 하루를 보내야겠다. 
 


 차가버섯차 꾸준히 마시기.
 야채 많이 먹기.
 밀가루, 가공식품 먹지않기.
 꾸준한 운동하기. 
 
 건강해지기.
 행복해지기.
 울지 않기.
 사랑하기.
 사랑하기.
 사랑하기.
 


천사^^  14.08.18 이글의 답글달기

꼭 건강해지시고 행복해시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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