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결혼해요. │ 청춘사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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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바즐a' 라는 닉네임으로 일기를 썼던 지난날.. 지금은 '2407'이라는 닉네임을 쓰지만 이 아이디를 버리지못하고 계속 간직하고 있었던 이유는 오빠를 처음 본 순간과, 사귀기 직전의 마음들과, 사귀고 나서의 일들이 기록되어있기 때문이다. 모든 기록들을 간직하고 있길 잘 했다. 오늘은 특별하게 이 아이디로 일기를 쓴다. 그 이유는.. 오늘은 그 CC로 6년, 햇수로 7년을 사귄 그 오빠와 결혼을 한다. 미대3학년때, 새학기가 되어 실기실 들어서는 순간 봤던 그 선배오빠의 모습. 회색후드에 검정잠바, 추리닝을 입고 모자를 푹눌러써서 막 제대한 짧은 머리를 감추려던 그 웃음 많고 남녀 할것 없이 인기많던 그 선배가 이제 나랑 같이 드레스와 정장을 입고 식장에 들어서서 평생을 약속한다. 같이 장을 보고, 같이 여행을 다니고, 훗날엔 닮은 아기를 낳아 살게 될거라니.. 어쩌면 꿈만같은 오늘, 내가 어릴적부터 생각했던 오늘, 그러니까 나의 결혼식 전 날에는 지난 사진첩을 꺼내들고 하나 하나 추억을 곱씹으며 '우리 이땐 그랬는데 이제 평생 함께 하겠네.' 이런 말 나누면서 우리 행복하게 잘살자. 이렇게 결혼식 전날을 마무리 할 줄 알았다. 집에와서는 엄마 아빠와 마지막으로 저녁식사 나누고 기저귀 갈 때부터, 어린시절에 어땠었고, '이제 너가 다 커서 시집을 가는구나.' '엄마 아빠 감사해요.' 라고 얘기하며 자기 전에는 오랜만에 엄마옆에서 같이 엄마 배 만지면서 잠이 들 줄 알았다. 그런데 현실은...ㅎ 결혼 준비한다고 한껏 예민해져서는 결국 마지막날까지 모두에게 상처를 주고 말았다.. 엄마는 큰딸이 더 이상 품안의 딸이 아니라는것에 너무나도 서글퍼 했는데 나는 엄마 맘 알고있었지만 마지막날까지 결혼준비한다고 이리저리 분주하게 다니다가 결국 저녁식사 마저도 못하고 부모님을 결국 서운하게 해드리고 말았다. 그 때문에 속상했던 엄마도 전화를 걸어 오빠와 나에게 서운함을 토로하게 되었고 우리는 서로 유치하게 잘잘못을 따지다가 집에 가는길에 싸우고 말았다. 이렇게 소중한 나의 하루, 우리의 하루를 이런식으로 마감하고 싶지 않았는데... 우리의 입장과 부모님들의 입장을 현명하고 센스있게 대처하지 못한 나의 잘못이 크다. 결국 마지막날까지도 죄송한 마음을 안겨드린다. 끝까지 나쁜 딸년이다. 살가운 딸이지 못해서 더 미안해. 애교있는 여자친구가 아니어서 미안해. 집에 오면서 복잡한 마음이 들어 펑펑 울고 집에와서도 엄마랑 펑펑울었는데 내일은 둘 다 퉁퉁부은 눈으로 식장에 들어가겠지. 그리고는 몰래준비한 감사영상속 엄마아빠의 젊은 사진들을 보고 또 울어버리고 말겠지.. 통곡만 하지 않아야할텐데 꺼이꺼이 울까봐 걱정이네.. 멀리 시집가는건 아니지만 어쩄든 집떠나는 나쁜딸은 이렇게 나쁜딸로 마무리 하는구나... 혹시 보실지 모르겠지만 이 아이디를 기억하시는 분들, 저 그 오빠와 결국 결혼해요.ㅎㅎ 결혼식 전날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내일 하루 아니 오늘 20일 하루, 자고 일어나서 아주 행복하게 결혼식 마치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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