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화, 당신, 가을.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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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견도 견문도 얕으니 그저 유명하다는 류시화를 읽었다. 기억할지 모르겠다. 자장가 대신이었을까. 내 글을 읽어달라는 전화기 너머의 당신에게 '새와 나무'나 '봄은 꽃을 열기도 하고 닫기도 한다'를 몇 번이나 버벅이며 외기도 했다. 그러나 채 여름이 끝나기 전에 나는 그런 일들을 기억하며 그의 다른 시를 생각해야만 했다. 예컨대 '반딧불이' 혹은 '이런 시를 쓴 걸 보니 누구를 그 무렵 사랑했었나 보다' 그래, 지난 여름에 대해 나는 아무 할 말이 없어질 것이다. 종이 가면을 쓰고 몇 번을 울었을지 나는 알지 못할 당신은 참 이마가 예뻤다. '우리'라는 말이 버거워진 이래로 몇 번의 비가 지나갔다. 가을이 오려나보다는 말을 당신과 하지 않아도 가을은 오는 모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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