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쉬자, 다시 한번,   일상
  hit : 1937 , 2018-05-13 02:02 (일)

친구든, 연인이든, 가족이든,
관계가 힘들어지는 순간이 있다. 

때로는 열심히 노력해서 다시 괜찮아지기도 하고,
때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역시 안되기도 하고,

때로는 조금 거리를 두고 나면 금새 괜찮아 지기도 하고,
때로는 그냥 그렇게 영영 멀어지고 말기도 한다. 
  
그 어떤 것을 해도 -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해도 - 정답은 아니어서,
그 어떤 것을 해도 -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해도 - 또 후회를 하게 될거라는 것을 알아서,

여전히 관계는 힘들다. 

아니, '내'가 힘들다.

아무리 관계에 집착하지 않으려해도
인간은 본능적으로 인정받고, 또 사랑받고 싶어하는 동물이라서, 
그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혹은 사랑받지) 못한다고 생각되는 순간 도태될 수 밖에 없다. 

친구도 연인도 가족도 뭣도 없이 외국이든 밀림이든 우주이든 어딘가에 홀로 떨어뜨려 놓으면
그 인간은 죽거나, 연인을 만들거나, 친구를 만들거나 한다. 
혼자서는 도무지 살아낼 수 없는 형편없는  생명체니까. 
(혼자서는 생존력 제로에 가까운... 워킹데드로 치면 시즌5때 가브리엘신부처럼 고구마 100개쯤 먹게 만드는 완전 진상 민폐캐릭터쯤.)


스스로를 온전히 사랑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 

꼭 많은 사람이 아니더라도, 그냥 단 한 사람만이라도, 그 누군가라도, 
'나'를 그냥 믿고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어쩌면 조금은 쉬운일일지도 모르겠다, '나'를 사랑하는 일이. 

"내가 부족한 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사랑받을 수 있는데,
어쩌면 '나' 조금 괜찮은 사람은 아닐까." 하고 착각  생각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렇게 '나'를 사랑해준 사람이 어떤 이유로든 더이상 내곁에 있지 못하게 된다면, '나'는 너무나도 쉽게 한순간에 무너져 내릴 수 있다.

바보처럼.
갑자기 머리가 새하얗게 되어 자신이 괜찮은 사람인 이유따위는 단 한가지도 생각이 안나게 되버리는 모양이다.

그래서 인간들이 이별하고 나면, 그렇게 아프거나, 자기 스스로가 아프기를 바라거나, 그것도 아님 자기 스스로를 아프게 만드는 모양이다. 

도대체 어떻게 다시 자기 스스로를 사랑하게 될 수 있는지는 나는 그 정답을 모르겠다. (한 인간이 완벽한 타인인 어떤 또다른 한 인간을 어쩜 그렇게 온전히 맹목적으로 사랑하게 될 수 있는지 모르겠는 것처럼.)
스스로를 사랑하기 위해, 
누군가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라고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거울을 보고 자기가 멋진 사람이라고 자기 암시를 하라고 이야기 한다. 

나는 그냥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해 아파하는 사람에게.

"그만큼 아팠으면 이제 되었어요.
한번만, 숨을 크게 들이키고 내뱉으세요. 
그리고 잠깐만, 당신 스스로를 보세요.
연민이어도 좋으니, 당신 스스로를 불쌍하게 여기세요.
이미 당신곁에 없는 그 사람의 그림자를, 그 사람의 흔적을,
본인 스스로보다 아껴주지는 마세요. 
자기 자신이 형편없게 느껴진다면 자신이 봤을 때 더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그렇게 살아도 되는 거잖아요. 
그 어떤 사람도 - 이제는 그리고 아직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당신 하나쯤은 당신을 사랑해줘도 괜찮지 않을까요. 
당신을 사랑해줄 또 다른 사람이 나타나기 전까지만이라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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