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소개팅 │ 연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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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소개를 받았다. 오랜만에 남자와 연락을 하면서 10년 전에 썼던 느꼈던 것을 똑같이 느끼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여전히 나는 상대에게 좀 더 잘해주지 못하는 것 같아서 죄책감이 들었다.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상대는 카톡을 나에게 하는데 나는 카톡을 하고 싶지 않은 것에 대해서 내가 너무 배려를 못 하나, 감정이 메말랐나, 하면서 또 내탓을 했다. 시간이 그렇게 흐르는 동안 아무것도 변한게 없나 싶어서 너무 우울했다. 그런데 좋은씨앗님이 남겨주신 댓글을 보고 기분이 나아졌다. 부모에게 상처를 받은 사람들은 뭐든지 자기탓을 해서 자존감이 낮아진다고. 보통 사람들은 남탓을 한다고. 생각해보니까 내가 연애를 하면서 힘들었던 이유는 자존감이 낮아서도 감정 표현을 못해서도 소극적이어서도 아니다. 그런 사람이라도 잘 살 수 있다. 그런데 내가 힘들었던 이유는 그 모든 것을 내 탓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존감이 낮아지고 자존감이 낮아지니까 힘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아까 연락 문제 때문에 머리 복잡한 거에 대해서 내 탓을 멈췄다. 남탓을 굳이 하는 게 좋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 탓을 멈췄더니 기분은 더 이상 답답하지도 않았고 죄책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10년 전과는 분명히 다른 사람이다 :) 비슷한 것을 느낄 수는 있지만 다르게 대처할 수 있다. 그것이 나름 뿌듯했다! . . 근데 카톡을 어떻게 해야할 지는 아직 모르겠다. 이 모르겠는 마음을 나눠볼까? 일단 이걸 친구와 나눠보고 그걸 토대로 그 사람과도 나눠보자. 친구가 그랬지. 마음껏 써먹으라고. 자기가 싫으면 떠나겠지. 있는 동안은 많은 것들을 실험해보자. 오랜만에 나에게 찾아온 이성이니까 :) 나를 만난 것도 그 사람 운명이지 뭐. 이 사람과의 인연은 어디로 가게 될까? 시간의 저 편으로 사라질 사람일까. 아니면 조금 더 남을 사람일까? 궁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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