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잃은 나... │ 미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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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처음 알게 된지 한 달이 조금 넘었다. 처음에 아주 사무적인 일로 그녀를 처음 만나게 되었다. 그날 이후 매일 그녀를 만난다. 일주일 중 하루도 빠짐없이... 처음부터 그녀가 여자로 다가왔던 것은 아니다. 그냥 착한 동생,,, 내 말을 잘 따르는 그런 후배였다. 하지만 하루 하루 시간이 흐를수록 어느 새 그녀가 내 마음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았다. 항상 미소를 띤 얼굴, 어눌한 말투,,, 정말 순수한 그녀였다. 서로 조금씩 친해지면서 서로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그녀가 3달전에 1년간 사귀던 남자 친구와 헤어졌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어제였다. 그 군대있는 남자 친구에게서 편지가 왔다고 한다. 많이 기뻐했다. 아주 많이... 나는 그냥 그렇냐며 좋겠다고 웃고 말았다. 하지만 온 몸에 힘이 쭉 빠지는 것을 느꼈다. 그 옛날 남자 친구에게 답장을 하겠다고 편지지를 사는데 같이 가자고 했다. 난 그녀가 이것저것 정성스럽게 편지를 고르는 동안 딴청을 부리면서 별로 관심이 없는 것처럼 행동했었다. 돌아오는 길에 나 자신이 바보같이 느껴졌다. 나 스스로가 너무 싫어졌다. 그 후로 난 마음과 다르게 그녀에게 사소한 다른 일로 심한 짜증을 내고 말았다. 내 마음을 몰라 주는 그녀가 미웠고 그 옛날 남자 친구에게도 괜히 화가 났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그들이 새로 사귀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두려워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녀는 왜 내가 갑자기 그렇게 화를 냈는지도 모른체.. 나한테 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오늘도 그녀를 만났다. 어제 일로 서로서로 서먹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바보같이 아무런 잘못도 없는 그녀에게 짜증을 낸 나 자신이 더 싫어진다. 그녀 생각때문에 하루 종일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다. 난 이제껏 여자 친구를 사귀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지금처럼 이성 문제로 힘들어 했던 적도 없다. 지금 심정같아서는 그냥 좋아한다고 된든 안되든 고백해 버리고 결단을 내렸고 싶은 마음이다. 내가 해야만 하는, 내 인생에서는 정말 중요한 해야 할 일들이 태산같은데 아무 일도 손에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좀 더 독하고 모진 마음을 가지지 못한 인간이라는 것이 원망이 된다. 고백하는 것도 쉽지 않다. 2월말 까지는 어차피 그녀를 매일 보야야만 하는 처지이다. 어쩌면 그 이후에도 말이다. 서로 서먹해질까봐 겁이 나고, 어쩌면 그녀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완전히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바보같은 내가 점점 싫어진다. 자신감도 없다. 나는 아침에 잠자리에서 눈을 처음 떴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일이나 사람이 나 자신의 가장 간절한 소망이라고 믿고 살았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더욱 힘들고 슬픈 사실은 어느 때부터인가 그녀가 내가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는 사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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