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일기   미정
  hit : 386 , 2000-09-10 00:03 (일)
이제는 그녀를 미워하지 않습니다.
그녀도 나를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하던 그 때에도 난 그녀가 행복하게 잘 살길 바랬으니까...
그녀가 나를 떠난 지금도 그녀가 행복하게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다면 나도 기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 때에 난 그녀 자신이 바라는 일을 찾고 잘 해나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면 그게 가장 기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는 없겠지만 난 기도합니다.
2000년 첫 날 친구와 밤을 새워 기다린 빨갛게 떠오르는 해를 보며 그랬던 것처럼..
언젠가 그녀와 함께 갔던 바닷가에서 본 둥근 달을 보며 그랬던 것처럼...
그녀가 건강하고 후회 없는 삶을 살길 기도합니다.
비록 그녀와 내가 서로의 마음에 조금 더 다가설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던 나의 기도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녀의 얼굴이 잘 떠오르지도 않지만,
그녀를 마지막으로 만났던 그 날의 느낌은 생생합니다.
낡은 청바지에 흰 남방을 입고 나를 향해 걸어오는 그녀.
그녀의 주변에서는 빛이 났고 그녀는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걸어왔습니다.
그녀는 어느 때보다 아름다웠습니다.
유난히 하얀 피부와 햇살처럼 반짝이던 그녀의 미소, 웃을 때마다 드러나는 귀여운 덧니.
마지막이라 그랬나봅니다.
나에게 주는 마지막 모습이라 유난히 아름다웠나 봅니다.
그녀와 나는 약속 없이도 자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놀다가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우리는 우연히 마주쳤습니다.
힙겹게 육교의 계단을 다 오르면 그녀도 역시 큰 숨을 쉬며 맞은 편에서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건널목 앞에 서 있는 내 앞으로 지나가는 버스에 그녀가 앉아 있었습니다.
비오는 날 길을 가다가 뒤를 돌아보면 그녀가 뒤에서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디서도, 어떤 때에도 그녀를 만날 수가 없습니다.
이제는 우리를 이어주던 인연의 끈이 끊어지기라도 했나봅니다.
그 때는 몰랐습니다.
그런 일은 정말이지 마술같은 일이었다는 것을...
나는 정말 그녀가 행복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녀가 아주 가끔이라도 나를 떠올릴 땐 입가에 웃음이 머물길 바랍니다.
나는 그것만으로 만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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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도...

띠리리님의 그런 마음이 직접적으로 전해지지는 못하더라도, 띠리리님의 그 마음 그녀도 느껴질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장담은 못하지만 ^^;

띠리리님의 그녀가 부럽다는 생각이 드네요.

 00.09.10  글삭제 이글의 답글달기
아프긴해두...

님의 그런 이뿐 마음이 그분에게두 전해졌음 좋겠네여..
이뻐여~~
아프긴해두...
님의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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