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올 수 있어?   일상으로의 초대
 맑은 밤 hit : 2751 , 2003-05-20 02:38 (화)
얼마전 소개팅한 사람이 별루라면서
바쁜 나를 수시로 불러내서 이러쿵 저러쿵 말도 안돼는 흉을 볼때부터 알아봤다.
'이번엔 무지 맘에 드는가 보구만.. 묻지도 않은 이야기까지 해가면서 흉을 보는걸 보면..'
내 생각은 적중했다.
오늘 심각한 목소리로 할말이 있다며 내게 전화를 했다.
목소리가 너무 심각했기 때문에 내심 스쳐가듯 그 불만덩어리 소개팅 대상과
뭔가 불길한 일이 일어난게 아닌가 했다.

"지금... 나올 수 있어?"
"(허억..12시 넘었는데..)으..응.. 엘비스로 갈께.."

조바심내며 허겁지겁 나간 동네 맥주바에 으네는 벌써 나와 한잔 들이켜고 있었다.
그렇게 술술 뭔가 기막히고 어두운 이야기를 하겠구나 했다..
그러나....2시간에 걸친 약간의 흥분까지 섞인 이야기인즉슨....
그러니까 ... 요약하자면..
멀쩡히 자~알 생긴 그사람이 갑자기 자기한테 목걸이랑 꽃을 준것이
선수급 작업꾼의 수작이 아닌지 의심스러워서 불안하고 화가나기도 하는거 같아서
이 새벽이 될랑말랑하는 토욜도 아닌 밤에 친구를 불러다 놓고 그다지도 고민이라는 거다.

-_-;; 아.. 말로 설명못할 공허함과 허탈감은 바로 이런것이다.
친구의 고민을 해결하진 못해도 충실히 들어주고자
피곤한 월욜출근을 앞두고 눈섭을 휘날리며 달려나온 쏠로친구에게 이 무슨 염장성 횡포인지..

이런나의 속상함을 당장 따지고 싶었지만..
으네의 얼굴은 여전히 세상온갖 혼란과 고민속에서 당장 숨이 막힐 표정이였기 때문에
술값까지 계산하고 어깨까지 토닥여 택시태워 보낸 뒤..
피곤함에 허탈한 몸을 끌고 3시가 다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와야했다. ㅠ_ㅠ




정인  03.05.20 이글의 답글달기
헐헐..

짱나는 친구로군...헐헐 웃고말지요..

vkfkddntks  03.05.20 이글의 답글달기
ㅋㅋ 님 심정이해가요..

원래..연애나.. 사랑이라는 것이..당사자가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심각하고..무거운 고민거리지만,, 삼자가 생각하기엔
좀 유치하잖아요...ㅋㅋ
저도 그런 친구가 있는데요..
그친구가.. 남친과의 고민거리 말하면.. 들어주는 척하면서..
딴생각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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