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살자 │ 20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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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많이 와있다. 일요일 당일에 진주갔다가 대구가서, 대구에서 강릉온다고 신경을 많이 썼더니 어제까지 계속 피곤한 하루였다. 혼자 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는 점점 내게 불필요한 것을 덜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혼자라는 게 자유롭고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았지만 나중에는 인터넷에만 의존하게 되고 진짜 살아있는 사람들을 기피하고 더 나중에는 만날 사람들마저 없어져갔다. 사람을 만나면 끊임없이 말을 쏟아내는 나를 보고 내가 왜 이렇게 된 걸까 생각하다가 그런 내 모습이 낯설어 사람만나는 걸 더 피했더니 조금씩 우울해지고 신경이 예민해져서 내 질문에 대한 애들의 반응을 기다리지 못하고 초조해진다. 그러다가 애들 좀 혼냈지 -_ -; 어제도 마찬가지. 컴퓨터로 혼자 놀다가 TV를 끄고 컴을 끄고 나니 조용한게 참 기분이 좋아졌다. 이웃 동생에게 보낼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었어야 하는데 이번주부터 가르칠 아동에 대한 공부도 했어야 하는데 한게 없었다. 난 언제나 올바른 생각을 잘 하는 편이다. 단지 [ ...해야지 하는] 생각까지만.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점차 게을러지고 오늘 해야한다고 스스로가 정한 일정도 자주 무시하게 되면서 나는 불안정해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기피하게 되었다. TV를 끈 후 조용해진 내 방에서 나는 한없이 약한 나 자신이 참 불쌍하게 느껴졌다. 새벽 3시 반에 실천력이 부족한 나 자신을 알게 되고 새벽 4시 반까지 오늘 꼭 부쳐야 할 카드를 만들면서 틀림없이 잠이 부족하겠지만 그걸 알고도 기분이 좋았다. 카드를 부치고 우체국에서 잠시 들여다 본 책에 [생각하지 마라 생각하면 걱정하게 된다 생각없이 움직여라] 라는 문장이 각인되고 하루종일 머릿 속에서 맴돈다. 오늘. 퇴근해야 할 시간. 늘 해야한다고 생각했던 일을 다 해놓았다.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한 부담을 가지지 않고 눈에 띄면 바로바로 실행했더니 스트레스가 되지 않는다. 이렇게_ 무엇이 어제보다 더 나은 삶이고 오늘 하루 무엇을 해야 하고 단정짓지 말자 나는 무언가를 추구하는 인간이 아니다. 나는 그저 오늘을 살아가는 한 사람일 뿐이고 내게 필요한 건 [~해야지]가 아니라 [~한다]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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