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위에 지우개가 하나 있다. 어제의 일이다. 일을 마친후, 가까운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걸음마를 시작한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하는 아이처럼, 사뿐하게 걷는다. 운동을 하러 나온 여느 분들과 다르게 그렇게 걷는다.
난 운동을 한다기 보다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걷는다. 시간을 보낸 후 만나야 하는 한 사람, 마치 연인이기도 한 이 친구는 나와는 고등학교 동창으로 몇 년 전 우연하게 만나게 되어, 지금까지 쭈욱~~~ 함께 지내는 친구다.
운동장을 몇 바뀌 돌고 난 후,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돌맹이들... 난 문득, 어린시절 넘어져 무릎에서 피가 났던 생각이 들어, 돌맹이들을 하나, 둘 씩 줍기 시작한다. 한 주먹, 두 주먹 더 이상 담기 힘들때까지 주워서는 담벼락에 다른 자갈들이 있는 곳에다 가져다 놓고는 다시 하기를 반복한다. 그러던 중, 지우개 하나가 시선에 들어온다.
이 지우개, 엄지 손가락 만 한 것이 가운데가 쏘옥~ 파져있다. 지우개를 보니, 어릴 적 생각이 난다.
'대왕세종'이란 드라마를 본 후 다시 일기장을 쓰는 지금.. 무언가 모를 짜릿함과 미안함이 가슴에 전해져 온다. 이 나라를 지켜온 선인들에 대한 고마움에 가슴 뭉클하며, 좀 더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하는데, 과연, 내가 얼마나 일조를 하고 있을까?생각 하니, 미안한 마음이 생겨난다.
난 사극드라마를 참으로 좋아한다. 무한한 광활함, 그 끝을 알 수 없는 선인들의 기개. 배우고 싶고, 가지고 싶다. 내가 가질 수 있는 그릇이 된다면, 가질 수만 있다면, 살아있다는 것에 더 많은 감사를 드리지 않을까? 어쩌면, 글을 쓰는 것보다 행하는 것이 더 옳은 길임을 알면서도, 그러하지 못함은 아마도 그 그릇이 어떠한지 알고 남음이 있지 않을까? ^^
일찍 자야겠다. 잠시 눈을 감고, 모든 것을 잃고 나면, 모든 것이 내것이 되어 있지 않겠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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