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스크랩-공무도하 公無渡河 │ 삶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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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의 신작, 공무도하를 읽다. 기자(문정수)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은 거칠고 쓸쓸하다. 장군(이순신)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이 거칠고 쓸쓸했던 것처럼... 그(김훈)는 여전히 길 끝에 닿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꾸역꾸역 그 길을 가야하는 삶이 허무하고 길 끝의 흐린 등불조차 확신하지 못한다. 노목희의 몸에서 새벽안개 냄새가 났다. 문정수는 조바심쳤 다. 문정수의 조바심이 노목희의 조바심을 일깨웠다. 노목희 의 몸은 깊어서 문정수는 그 끝에 닿을 수 없었다. 길은 멀고 아득했고 저쪽 끝에 흐린 등불이 하나 켜져 있는듯도 했다. 문정수는 그 길속으로 들어갔다. 길은 멀었고, 먼 길이 조여 들어왔다. 문정수는 투항하듯 무너졌다. 노목희가 젖가슴으 로 문정수의 머리를 안았다. 문정수는 새벽안개 냄새 속에 머리를 묻었다. 문정수의 몸속으로 크고 조용한 강이 흐르 는 듯했다. 문정수가 먼저 잠들었고, 노목희는 그의 솜소리를 들으면서 어둠속에서 깨어 있었다. 아침이 가까워올수록 문정수는 더 깊이 잠들어서 숨소리는 길고 깊었다. 문정수의 숨은 몸 깊은 곳의 소리와 냄새를 토해냈다. - 130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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