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퍼져.   달팽이
  hit : 1077 , 2010-11-09 04:52 (화)

해가 떨어지고 샛노란 가로등빛이 거리에 깔리면

나는 집을 향해 걷는다.

우습게도 겨울이 시작되는 즈음인 지금

언제쯤 이 회색빛 마른 겨울이 다 하고 봄이 올까라는 생각을 한다.



외롭다.

버스를 타기 위해 긴긴 시간 걸어야 할때, 버스에서 내려 긴긴 시간 집으로 가기 위해 걸어야 할때.

혼자가 너무 익숙해 누구에게 혼자라는 영역을 침범 당했다고 생각하면 멀리 도망가던

나였는데.

가족이 있었으면 좋겠다.

들어가는 집앞 골목 가로등 밑에서 나를 기다려 주는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내 가방을 건네 받으며, 아무 말 없어도 어색해 하지 않으며 함께 걸어줄 누군가가 있었으면.


왜 이렇게 못견디게 울고 싶어질까.

정말 혼자 된 느낌.

이젠 어리지 않아서 엄마에게 기댈수도 없는 걸.



내가 이렇게 약했나 라는 생각도 해 본다.


때때로 이런 느낌들이 사서 하는 감상따위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일종의 마음의 사치.



왜 마음을 열어 진심을 건네면 타인은 그대로를 받아 들이지 않는 걸까.

그것으로 타인은 나를 분류하고, 그렇게 대하는 걸까.


그게 타인의 과오 인것을 알지만 마음은 꼭 그렇게만 여겨지질 않아.

나는 슬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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