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란 무엇인가. │ 현실체험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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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란 무엇인가. 이상하다. 그리움이 없었다니. 가루처럼 갈려나간 토막들 하나하나가 다 그리움이라고 믿었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강으로 쓸려 내려오는건 그리움의 잔해가 아니었습니다. 그저 내가 믿었던 그날그날의 神들이 어딘가에 쌓여있다가 온 것들이었습니다. 내가 그들을 다 믿었냐고요? 그날은 믿었지만 오늘은 그리움조차 없습니다. 오늘 나는 눈물에 쓸려 가 버렸습니다. 눈물을 흘리지 않은 날이 꽤나 길었습니다. 그날그날의 그리움에게 바쳤던 눈물이 기억이 나지 않았었는데, 오늘 나는 눈물에 쓸려 갑니다. 언젠가 神이 사라진 날, 내게는 눈물이 사라졌고 神이 돌아온 날, 나는 온통 눈물입니다. 가득 찬 게 없어 흘릴 눈물도 없었는데 오늘 나는 눈물에 쓸려 갑니다. 내가 악마였던 날들을 떠올리며 지금도 악마인 나를 떠올리며 쓸려 가 버린 토막들을 기억합니다. 내게 神이었던 날들을 기억합니다. 왜 여름날의 눈물은 흙탕물뿐인지, 왜 감당이 되지 않는지. 가난한 사람이 음식 앞에서 수줍어하는 것처럼, 나는 오늘 눈물 앞에서 수줍어합니다. 사랑해요, 라는 말보다 누군가에게 내가 필요하다는 말이 꼭 듣고 싶었다. 그래야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생긴 것같고. 이렇게 살아내고 이겨내고 할 그런 힘이 생길 것같아서 말이다. 죽고 싶다고, 죽고싶다고. 힘들다고 외쳤던 이유가 정말이지... 내가 아무 짝에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생각때문은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들. 언젠가 아는 분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으며 나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그리 생각한 적이 있구나, 싶었다. 난 당신이 필요해요. 당신을 잃으면 아주 오랫동안 아파요. 오래오래 힘이 들어도 견뎌줘요. 버텨줘요. 살아주세요. 사람 마음 가지고 쥐어짜고 흔드는거. 정말 당하는 사람도 끔찍하고 옆에서 보는 사람도 짜증나고 열받는 그런거. 하지만 알면서도 쥐어짜여주고 흔들려주고 그러는거. 그게 니가 말하는 사랑은 아니잖아, 그치? 아니구나 싶어서 마음을 비우고 텅 빈 마음으로 돌아서는데 그것까지 알아채고 행여나 자신의 옆을 떠날까 조바심내며 다가와서 달콤한 말들을 귓가에 속삭이며 혼란스럽게 하는거.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들 중의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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