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이를 기억함  
  hit : 2705 , 2011-09-09 20:29 (금)

영균이라는 본명보다 '최고봉'이라는 가명이 더 친숙한 녀석.

친구들이 다 군대로 도망갔을때  홀로 학교를 지켰던 녀석.

복학후 낮술을 걸친후 시든 잔디에 누워 "아 외롭다"라고 외쳤을때,  곁에서 "나도"라고 외치던 녀석.

술취한 미선이를 서로 업어다 주겠다고 가위바위보 했던 생각도 난다.ㅎㅎㅎ

생각해보니, 니  고향 영광으로 농활을 갔을때 시꺼먼 얼굴과 고무 장화가 참 어울렸었지.

어머니가 차비하라고 쥐어주시던 구겨진 천원짜리 몇장도 기억나는구나.

너의 죽음을 접하고  너와 함께 보냈던 <젊은 날>을 떠올렸다.

착하게 살다간 너를 지상의 한켠에 두고 기억하고 싶어서
유튜브에 백기완 선생의 <젊은 날>시낭송을 올렸단다.

잘가라  친구.



(추신)  
그곳에서는 너무 실실 웃고 다니지 말고.
코털도 좀 단정히 깍고 다니고... (내가 한번도 말 안했지?)






티아레  11.09.10 이글의 답글달기

지고가던 무거운 짐 다 부려놓고 먼 여행 떠나는 벗에게
내미는 따뜻한 손 그리고 담담한 미소로 건네는 작별인사..

그래도 그분 너무 일찍 떠나셨네요.
고인의 명복을 빌고 블루님에게도 위로를 전합니다.

프러시안블루_Opened  11.09.10 이글의 답글달기

졸업후 녀석은 농민운동 한다고 귀향했고, 이후 평생 농부로 살았습니다.
궁핍했으나, 젊은 날 봤던 어떤 빛을 따라 평생을 살다간 삶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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