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럽게 │ 말로표현못하는어떤것 | |||
|
어느 덧, 나도 4학년이다. 원래대로였다면 졸업을 했겠지만, 1년 휴학을 했던 터라 아직 학교에 남아있게 되었다. 동기들은 졸업을 하고 취업을 했다. 친구들이랑 차를 마시고 카페에서 나오는데, 고등학교 때 영어를 가르쳐주셨던 영어과외쌤을 만났다. 선생님이 나를 보자마자 하는 말씀이 " 나 벌써 서른이야" 하신다. ㅎㅎ 세월이 참 빠른것 같다. 난 18,19살의 고등학생이었는데 벌써 24살이 되어있고, 대학생이던 선생님은 서른살이 되어있었다. 길에 서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서른 살의 선생님이 스물넷의 제자를 보는 눈은, 안 봐도 이미 내가 걸어갈 길이 다 보인다는 눈을 하고 있었다. 한창 다지고 또 다지고, 흔들리면서도 자신의 입지를 굳혀가는, 그런 시기라고 하셨다. 정해진 것도, 이뤄진 것도 아무것도 없지만, 그렇게 하다 보면, 결국 자신의 자리가 생기고, 어느새 나이를 또 먹어가게 되는 거라고... 얘기를 들어보면, 정말이지 모든것이 자연스러운 게 되버린 것 같다. 시간이 흐르는 것도, 사람이 나이를 먹는 것도, 또 가본길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도. 어제는 그래서 이상하게 가슴이 먹먹했다. 그리고 오늘. 친했지만, 참을 수 없는 관계여서 내가 관계를 끊으려고 하는 친구가 준비하는 일이 잘 됐다. 그 애는 곧 외국으로 떠난다. 이 또한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떠나고, 자리를 내어주고, 싫은 소리 하지 않고도 그 애를 보낼 수 있어 마음이 편안하다. 한편으로는 남이 잘될까 불안하기도 하지만, 난 나만 잘하면 된다 생각하니까. 이제 그 쪽은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20대라는 건 그렇다. 말로 다 표현할 순 없지만. 먹먹함 그 글자로도 충분하다. |
|
||||
|
||||
|
||||
|
||||
|